정자 기증에 대한 논란과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
연구교수 백수진
최근 뉴욕 타임즈(9월 6일자)는 미국에서 정자 기증을 통해 출산한 아이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이 자신의 이복형제자매를 찾기 위해 웹사이트(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형제자매를 등록)를 활용하여 이와 같은 새로운 개념의 ‘확장된 가족(expanded family)’을 찾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사는 특히& 최근 정자 기증을 통하여 아들을 낳은 웬디가 아들에게 이복 형제자매를 찾아주기 위해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경험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한 명의 정자 기증자를 통해 태어나는 아이들에 대한 규제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꺼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실제로 한 명의 정자 기증자로부터 150명의 아이들이 출산되었으며 이 숫자는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하여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정자 기증은 익명화되어 기증되거나 익명화되지 않은 채 기증되는 경우로 분류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증자들은 익명화되지 않은 또는 적어도 기증자에 대한 신장& 체중& 피부& 모발 및 눈 색깔 등의 신체적 특징에 관한 정보는 물론 종합적인 약력 등의 정보도 제공받기를 원한다. 또한& 정자의 제공이 임신을 전제로 한다면& 이렇게 기증된 정자를 통해 태어난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정자 기증은 단순히 불임 해결을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기에는 매우 복잡한 법적·윤리적 문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국제적으로 정자 기증에 관한 명확한 규제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영국은 1978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스 브라운의 탄생으로 인공수정에 대한 사회·윤리적 문제를 검토하면서 발표한 Warnock 보고서에서 인간 정자와 배아의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과 기증자당 출산을 10건으로 제한하는 등의 권고사항을 포함하였다. 한편& 미국 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는 생식세포 및 배아의 기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정자 기증에 대하여 정자기증자 한명으로부터 수정 가능한 범위를 인구 80만 명당 25건으로 제한하는 권고사항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근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정자기증자에 대한 규제를 법제화하였으며& 영국& 이태리& 호주 등에서도 정자 기증을 통한 출산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자 기증에 관한 특별한 규제는 없으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 일부 임신 목적을 위한 배아 생성에서 동의 의무와 함께 생식세포의 무상제공 및 “누구든지 재산상의 이익을 조건으로 정자나 난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알선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용 의원은 정자 기증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는 행위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정자매매의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게다가 윤 의원은 현재 클리닉을 통해 구득된 정자보다 시술되는 정자가 많다고 보고하면서& 이는 실제 수증자가 스스로 정자를 가져오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며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것은 대부분의 수증자들이 학벌& 신체조건 등을 고려하여 스스로 정자를 사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였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정자 기증에 관한 규제는 배아생성의료기관에 의해 시행되는 배아생성동의서 작성만이 강제되어 있고 별다른 보완 조치가 없기 때문에 적절한 감독이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기증 횟수를 제한하고 있는 난자 제공과는 달리& 정자 기증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리 기준이 없어 무분별한 정자의 기증은 물론& 이를 통한 출산도 적절하게 감시될 수 없다.
정자 기증을 통한 출산은 다양한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 특히& 기증자의 유전적 결함에 대해서는 특별한 스크리닝의 과정이 없다면& 그 유전적 결함을 가진 다수의 아이들의 출산에 대한 윤리적 부담이 불가피하며& 익명으로 제공되어 다수의 각기 다른 모태를 빌려 태어날 것이므로 추후 근친 간 결혼의 가능성도 배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정자 기증을 통한 출산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은 현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이든 정자의 기증과 사용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적절한 관리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관련 기사 : http://www.nytimes.com/2011/09/06/health/06donor.html?_r=1&scp=1&sq=sperm%20donor%20%20150%20sibling&st=cse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092710055848344&outlink=1
영리병원 법안 철회 후 재발의로 논란의 중심에 서다
연구교수 정영철
영리병원 법안이 철회된지 4일만에 재발의 되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은 자신이 발의했던 영리병원 도입 법안을 철회하겠다는 요구서를 발의자들의 동의를 얻어 지난 12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그러나 이명규의원의 입법철회와 동시에 경제자유구역 영리병원 허용법안이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의 의원입법 발의로 16일자로 다시 발의되어 국회 지경위에 상정됐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법안을 재발의하자 야당은 물론& 사회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의료민영화저지 및 건강보험보장성강화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18일& “손숙미 의원의 법안은 이명규 의원의 입법안보다 더욱 개악된 법안”이라며 “겉으로는 영리병원 법안을 철회하는 척 하더니 실제로는 더욱 개악된 법안을 의원입법 발의하는 한나라당의 졸렬한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경부가 법안을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한나라당을 통해 이른바 청부입법으로 영리병원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우리나라에서 영리병원은 경제성장 동력으로 포장되어 도입시도가 끊이지 않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월 28일 현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이다. 현대경제연구소는 최근 발행한 ‘경제주평’의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경제적 효과 보고서를 통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이하 영리병원) 도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대한 자체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수시장 지향형은 영리병원 도입이 내국인의 의료서비스 수요의 일부를 충족시키는데 그칠 경우 4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생산유발액이 약 5조9000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GDP 0.3%에 해당하는 약 2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에 대한 허황된 논거와 문제점들이 이미 수없이 지적되어 왔다. 영리병원 도입을 우려하는 것은 의료의 공공성 훼손과 양극화 심화 결과만 초래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공의료와 보장성 수준이 일천한 현재의 상태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그나마 평가되고 있는 우리나라 건강보험마저 붕괴시킬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영리병원 도입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이며& 현상태에서의 해결책은 난망하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는 시점이다.
관련기사 : http://news.sportsseoul.com/read/health/963641.htm http://www.mdtoday.co.kr/mdtoday/index.html?no=16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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