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중환자의 사전돌봄계획의 현황과 연명의료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 Current status of advance care planning and factors affecting in life-sustaining treatment decision-making process for critical ill patients in Korea
저자[authors] 박소영
발행사항 울산 : 울산대학교 대학원, 2018
형태사항[Description] 148 ; 26 cm
일반주기명[Note] 지도교수: 고윤석
학위논문사항[Dissertation] 학위논문(박사)-- 울산대학교 대학원 : 의학과 인문사회의학교실 2018.2
발행국(발행지)[Country] 울산
출판년[Publication Year] 2018
주제어 중환자,사전돌봄계획,연명의료,자기결정권,사회문화
소장기관[Holding] 울산대학교 도서관 (248009)
UCI식별코드 I804:48009-200000003670
초록[abstracts]
의학기술의 발전, 인구의 고령화, 보험급여의 변화는 가정에서의 자연사를 의료기관에서의 임종으로 바꾸어왔다. 의료기관에서의 임종과정은 필연적으로 의료인의 관여 등의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사전돌봄계획은 말기 혹은 임종이 예상되는 환자의 사망과정에서의 불필요한 고통을 피하고 자기결정권을 존중하기 위한 연명의료결정의 한 방식이다. 연명의료결정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결정권이나, 중환자실에서는 치료 반응이 없는 상태로 각종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여 임종을 기다리는 환자들도 있다. 중환자들은 의식을 상실하거나 자기 의사를 분명이 전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연명의료결정과정에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자는 국내 중환자실에서 연명의료계획서작성을 통하여 사전돌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중환자실에서의 환자와 환자보호자들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견해를 수집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 및 연명의료결정의 실행 여부를 분석하고자 본 연구를 계획하였다. 이를 통하여‘인간의 존엄과 환자의 자율성 존중’이란 취지로 준비된,‘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의 2018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임상에서 겪고 있는 연명의료결정과정의 장애 요소들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2015년 1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전문의료기관으로서 3개 병원과 국내의 대표적 요양 중심 1개 병원의 내과 중환자실에 입실하거나 입실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중 19세 이상의 성인 환자로 의식이 명료하여 자신의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거나, 보호자가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을 동의하는 환자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연구 기간에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여부에 동의를 구하는 질문에 6명이 동의를 거부하여 연명의료계획서 작성에 동의한 인원은 76명(환자 6 명, 보호자 70명)이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는 남자 49명(64.5%), 여자 27명(35.5%)이었고 나이는 80세 이상인 군이 가장 많았다(36명, 47.4%). 전문의료기관 입원환자 47명(61.9%), 요양중심병원 입원환자 29명(38.1%)이었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질병 상태에 대한 인지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모든 응답자가 자신의 질병을 알고 있다고 하였으나, 28명(36.8%)의 응답자는 약간 위중하다거나 전혀 위중하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15명(19.7%)의 응답자가 50% 이상 회복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연구종료시점에서 32명(42.1%)의 환자가 사망하였다. 연명의료계획서 관련 설문조사 작성에 대하여 17명(22.4%)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대답하였고 3명(3.9%)은 용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하였으며, 29명(38.2%)의 사례에서는 설문에 응한 보호자가 다른 보호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어려웠다고 응답하였다. 죽음에 대해 갑자기 생각해야 하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것이 16명(21.1%), 이전에 환자의 뜻을 알지 못해서 작성이 어려웠다는 경우가 11명(14.5%)이었다.
연명의료계획서의 작성과 각 연명의료항목에 대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자녀들이 하였고(60명, 79.0%) 그 다음이 배우자(7명, 9.1%), 본인(6명, 8.0%), 형제·자매(2명, 2.6%), 부모(1명, 1.3%) 순이었다. 모든 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19명(25%), 선택적 치료를 원하는 환자는 20명(26.3%), 고통 완화만을 원하는 환자는 34명(44.7%), 결정하지 못한 환자는 3명(3.9%)이었다. 전체 환자 중에서 연명의료계획서에서 심폐소생술 29명(38.2%), 기관 내 삽관 39명(51.3%), 투석 22(28.9%)을 받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연명의료계획서 작성과 실제 이행이 차이가 있었다. 실제 치료 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던 환자는 3명(3.9%), 기관 내 삽관을 시행한 환자는 34명(44.7%), 신장투석을 한 환자는 4명(5.3%), 혈압상승제를 사용한 환자는 38명(50%)이었다. 반면, 항생제를 투여한 환자는 70명(92.1%)이었고, 식이를 시행한 환자는 72명(94.7%)이었다.
연명의료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환자의 뜻(36명, 47.4%), 가족의 뜻(32명, 42.1%) 환자의 나이(4명, 5.3%) 경제력과 치료 후 삶의 질은 각각(3명, 3.9%), (2명, 2.6%)이었다.
심층 분석에서는 모두 9명의 환자가 참여 하였고 설문지 조사와 차이를 보였다. 설문지에서는 환자의 뜻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하였으나 심층분석에서 실제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환자의 뜻을 알고 있거나 평소 환자와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했던 경험이 있던 보호자는 전혀 없었다. 또한, 환자가 건강할 때 사전의료의향서(Advance directives)를 작성하였던 경우에도 연명의료결정시 의견은 반영이 어려웠다. 심층면접 시 경제적 부분은 많은 보호자에서 고려의 대상으로 나타났으며 중환자실 입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고려에 대한 측면은 커진 것으로 관찰되었다. 심층 분석에서는 연명의료결정이 환자의 삶의 질 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 가족 구성원의 일상생활 영위 및 삶의 질 문제와도 관계가 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 우리나라 중환자실에서 사전돌봄계획은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의 뜻을 알기 어려워 환자의 의견을 추론하여 결정할 가능성이 높고, 보호자의 경제적, 심적 이유로 환자의 자율성이 간과될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환자와 죽음에 대하여 상의할 수 있는 문화가 성숙되어 있지 않고 국가가 제공하는 진료비 보조 제도나 공공간호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의료현장에서 말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담당의사들이 주도해야 할 사전돌봄계획의 시행에 대한 의료인들의 인식 부족이 또한 중요한 장애 요소로 판단되었다. 이런 장애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연명의료에 대한 의료인들의 주도적인 역할 제고와 함께 의료진이 환자와 죽음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 및 사회의 공적 부조 체제를 확대하고 강화해 나가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