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년 : |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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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 학위논문 |
학술지명 : | 전남대학교 대학원 : 사회학과 (박사) |
관련링크 : | http://www.riss.kr/link?id=T12160928 |
난임여성의 경험을 통해서 본 생식기술 = A Study on the Reproductive Technologies seen through Experiences of Women with Subfertility
일반주기 :
지도교수 :윤수종
이 논문은 기술화된 임신출산을 수행하는 난임여성들의 체험을 중심으로 첫째, 난임여성들이 자신들의
모성성과 (재)생산권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둘째, 기술화된 임신출산과정에서 개별적, 집단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고
생식기술을 어떻게 의미화하고 있는지를 탐색하였다. 이를 통해 난임여성들의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모성적 욕망의 구성과정을 드러내고 그 결과로서
기술화된 임신출산과정에서 수행하는 난임여성들의 활동들은 의과학적 지식의 생산과 생명 생산, 그리고 의료기술의 성공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임을
밝히고자 했다.
난임여성들의 기술화된 임신출산 수행은 변화하는 출산환경과 출산문화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난임여성들의 출산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사회적 조건과 기술-문화를 분석하였다.
첫째, 난임여성들의 출산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사회적 조건은 신생식기술의
도입과 확산, 정부의 불임부부지원사업과 몸들의 관리 및 의료정책, 불임클리닉 및 제약 산업을 비롯한 불임관련 시장의 형성이었다. 한국사회에
체외수정시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1980년대였지만 기술과학적 연구 및 불임클리닉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것은 1990년대였다. 그리고
2000년대는 1990년대의 성장을 통해 축적된 지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명공학적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었다. 대한불임학회지에 보고된 연구
경향에 따르면, 의과학적 연구 및 임상적 적용은 여성의 몸들에서 남성의 몸들로, 난자․정자에서 미성숙 난자나 미성숙 정자로, 다시 원형정세포나
유전자 및 염색체로 그 범주를 확장해 나갔다. 또한 새로운 처치법의 개발과정에서도 신체적 침윤이 덜한 처치법에서 더 많은 신체적 침윤을 거쳐야
하는 처치법으로 확장해 나갔다. 정부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소자녀 가족계획정책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보조생식술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하지 않았지만 피임을 위해 도입된 기술이 불임시술에도 이용됨으로써 보조생식술의 기술적 발전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또한 정책적으로도 낮은
수가의 의료보험 정책은 자연분만을 위주로 한 산부인과 병원에 재정적 위기를 낳았고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보조생식술의 도입과
불임클리닉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정부가 난임여성들의 출산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2000년대 들어서 마련된 불임부부지원사업과
생식세포관리법안등을 통해서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정책은 난임여성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고 그들의 건강권과 출산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저출산
시대의 인구관리 정책의 일환이었으며 생식기술의 발전으로 대두된 생식세포 거래나 대리모 등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몸들의 관리정책의 일환이었다.
또한 정부정책의 내용과 방향성은 지배적인 사회적 규범을 반영한 의과학적 기준에 따른 것이며 정부의 책임을 최소화하고 불임클리닉이나 약가에 대한
통제 없이 여전히 개별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과 노력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것이었다. 제약업체를 비롯한 불임 및 몸관련 시장은 의과학적 연구의
성장과 맞물리면서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다.
요약하자면 신생식기술의 확산, 정부의
불임부부지원사업과 몸들의 관리 및 의료정책, 불임클리닉 및 제약산업을 비롯한 불임시장은 서로 맞물리면서 변화하는 출산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의 접합은 의과학적 지식의 권위 및 의료 권력을 보증하면서 더 많은 몸들에 대한 관리와 통제를 정당화하고 이윤창출의 영역을 확장해
가는 과정이었다. 이런 점에서 보조생식술을 매개로 의료권력, 정부, 자본의 접합을 통한 몸들의 관리와 통제를 푸코와 해러웨이의 용어를 빌어
기술생명권력(technobiopower) 구성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불임과 불임시술에 대한 지배적 재현방식은 불임일지도
모른다는 사회적 공포를 생산하는 것이었다.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생물학적 요인에서부터 직업 환경 및 사회 환경적 원인, 그리고 식습관,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제시함으로써 누구도 불임의 가능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으로 의미화한다. 이러한 불임 유발 원인에
대한 담론들은 불임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낙인 및 정상가족이데올로기와 맞물리면서 불임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게 한다. 또한
난임여성들에 대한 재현방식은 아이를 간절히 바라지만 가질 수 없는 불쌍한 여성으로서의 온정주의적 대상이거나 여성으로서 당연히 수행할 수 있는
일인 출산을 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여성이었다. 또한 불임시술을 이용해 출산을 하고자 하는 여성은 한편으로는 경제적 부담이나 시술의 고통을
극복하고 어머니가 된 ‘의지의 모성’으로 의미화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생식세포 거래나 대리모가 사회문제로 쟁점화되면서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어머니가 되어야 하는 사회문화적인 요인은 문제시되지 않은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이를 가지려는 사회적 규범을 위반한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불임에 대한 사회적 공포를 생산하는 것과 더불어 불임시술은 불임을 극복하고 불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희망과 ‘해방’의 기술로 의미화 된다. 희망과 해방의 기술 이미지는 난임여성들에게 임신과 출산에 대한 ‘희망고문’을 만들어 내며 생식에 관한
의과학적 연구와 임상의 적용을 정당화한다. 희망과 해방의 기술 이미지 유포 이외에도 신생식기술에 대한 재현은 시술의 효율성과 성공률, 속도를
강조한다. 이러한 효율성과 속도의 정치가 담론화 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기술력으로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거나 세계적인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과학적 수사가 동원된다. 하지만 불임시술의 효율성과 속도의 강조는 그것의 불확실성이나 불완전성을 은폐 또는 축소하고 불임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시술이용을 합리화한다. 이는 기술중심적이고 과학주의적인 지배적인 기술-문화를 공고화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배적인 기술-문화는 불임에 대한 사회문화적인 낙인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와 연동해 난임부부들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시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의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적용이 합리화되는 지배적인 기술과학문화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체제를 안정적으로
재생산하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난임여성들은 자신들의 출산환경인 기술-사회적 조건에 완전히 종속되지도 출산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지배적인
기술-문화를 완전히 내면화하지도 않는다.
첫째, 난임여성들은 자신들의 모성적 욕망을 혈연주의적 정상가족이데올로기 아래에서의 가족구성원의
암묵적 압박 및 비정상성이라는 낙인에 의한 사회적 시선, 그리고 기혼여성의 의무로서의 모성으로 구성하기도 하지만 ‘아이를 낳을 권리’라는 주체적
모성으로 설명하기도 하며 이것들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모성성의 경합 결과로 아이를 가지기로 결정하면 우선적으로는
자신의 난자와 자궁, 배우자의 정자를 이용한 아이 낳기를 시도하지만 그것이 계속해서 실패할 경우 가족이나 친지, 제3자에 의한 공여를 통한 아이
낳기, 또는 입양을 통한 새로운 가족구성을 계획, 실천하기도 한다.
둘째, 난임여성들은 기술화된 임신출산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과학적
지식이나 처치를 완전히 신뢰하기 보다는 그것에 개입하고 대응한다. 먼저 의과학적 불임 진단은 통계적 확률과 불임을 유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요인들의 유무가 그 준거이지만 난임여성들은 생물학적 요인 이외의 사회 환경적 요인이나 자신들의 생애사적 체험들 속에서의 다차원적인 준거를 가지고
다양하게 해석한다. 특히 의과학적으로 원인불명인 난임여성들의 경우에는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각종 처치법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 명확한
원인설명을 요구한다. 또한 시술이 반복될수록 자신들의 몸에서 나타나는 징후들에 대해 해석하고 의료진에게 그러한 징후들에 대한 의과학적 설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나아가 의료진의 권유와 상관없이 시술법이나 처치법을 선택,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난임여성들에게 의과학적 지식을
적극적으로 습득하는 문제일뿐만 아니라 의과학적 지식생산에 참여하고 그것을 추동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난임여성들은 자신들의 모성권
실현을 위해 보조생식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한약복용, 식이요법, 운동 등의 몸관리 실천을 아이를 낳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시술을 받는
과정에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 즉 건강한 난자의 생산 및 수정력과 착상력은 그것을 위한 난임여성들의 몸 관리를 중심으로 의사의 기술적 처치,
실험실 연구원의 수정 및 배양 노동, 배양액이나 배양조건 등의 협업을 통해 결정된다. 이것이 바로 생식세포의 수정과 배아의 초기 성장과정이
실험실로 이전되었다 할지라도 생명생산의 궁극적인 힘은 난임여성들의 기술화된 출산에의 적극적 참여와 몸들에 있는 이유이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의료진과 난임여성들의 관계는 완전히 종속되어 있거나 적대적이기 보다는 견제적 공생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의료진에게 난임여성들은
한편으로는 치료와 관리 및 이윤창출의 대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의과학적 지식의 유효성과 한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식생산의 자원이 된다.
난임여성들은 의과학적 지식에 근거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르기도 하지만 그것에 위반하는 몸들의 징후를 체험하고 해석함으로써 의료진과 경합하고
의과학적 지식생산과 보조생식술의 성공에 기여한다.
셋째, 난임여성들은 자신들의 (재)생산권의 내용을 건강권보다는 모성권의 실현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서 보조생식술의 이용과 의료적 접근권으로 구성한다. 이를 위해 정부 및 사회적 지원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형식적인
지원정책 뿐만 아니라 불임클리닉이나 약가에 대한 통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하며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임신출산 노력이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임을
인식하고 주장한다. 실제로 정부의 불임부부지원사업은 난임여성들의 적극적인 요구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시행되었고 난임여성들의 모성적 욕망의 실현을
위한 의료기관 및 시술에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더라면 보조생식술 및 불임산업의 성장과 발전은 지연되었을 것이다.
난임여성들의 임신출산
수행이 일반여성들의 그것처럼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이고 의과학적 지식생산과 보조생식술의 성공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난임여성들은 정부의
지원대상이거나 기술과학의 대상 및 수혜자가 아니다. 난임여성들의 건강보험적용 요구는 자신들의 임신출산을 위한 노고에 대해 사회적 보상체계를
요구하는 것이고 이것은 난임여성들이 주장하고 있지는 않지만 인식하고 있는 건강권의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술법의 연구와 개발을 필요로 한다.
또한 난임여성들은 의과학적 지식생산과 보조생식술의 성공에 있어서 참여 주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과학적 지식이나 기술은 전문가집단만이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공통의 부이며 일반인들의 참여와 통제가 필요한 영역이다.
제1장 서론 1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1
1) 문제제기 1
2) 연구목적 6
2. 선행연구 검토 9
1) 신생식기술에 대한 사회과학적 연구 9
2) 신생식기술에 대한 페미니즘적 연구 13
3) 선행연구의 의의 및 한계 16
3. 연구대상과 방법 19
1) 연구대상 19
2) 연구범위 및 방법 23
4. 논문의 내용 및 구성 29
제2장 출산과 신생식기술에 대한 이론적 논의 33
1. 출산과 모성의 몸에 대한 이론적 논의 33
1) 성/젠더와 공/사의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서 33
2) (재)생산 과정으로서의 출산 39
3) (재)생산 정치의 문제설정 44
2. 신생식기술에 대한 이론적 논의 47
1) 낙관론과 비관론 혹은 중립론을 넘어서 47
2) 구성주의적 과학기술학 51
3) 신생식기술정치의 문제설정 56
3. 분석틀 58
제3장 난임여성들의 출산수행의 기술-사회적 조건 62
1. 신생식기술의 도입과 확산 62
1) 신생식기술의 본격적인 도입(1980년대) 62
2) 신생식기술의 확산과 확장(1990년대~2000년대) 70
2. 정부의 정책과 불임관련 시장 78
1) 저출산정책의 일환으로서 불임부부지원사업 78
2) 생식세포 및 배아 관리 정책 87
3) 불임클리닉 및 제약 산업의 성장과 몸 관련 시장의 형성 93
3. 소결 100
제4장 난임과 신생식기술에 대한 기술-문화적 재현과 난임여성들의 의미화 104
1. 난임에 대한 기술-문화적 재현 105
1) '불임'에 대한 '공포' 만들기 105
2) 난임여성의 객체화와 피해자화 112
2. 신생식기술에 대한 기술-문화적 재현 117
1) '희망'과 '해방'의 기술 117
2) 효율성과 속도의 정치 120
3) 불확실성의 은폐와 기술이용의 합리화 127
3. 소결 130
제5장 난임여성들의 출산 수행과 주체화 과정 134
1. 난임여성들의 기술화된 출산과정으로의 진입 135
1) 모성적 욕망의 사회적 구성과 복합성 135
2) 임신?출산계획과 몸관리 143
3) 몸체험과 정보공유를 통한 불임클리닉 선택 148
2. 난임여성들의 기술화된 출산과정에의 개입 152
1) 불임진단의 불확실성과 난임여성의 대응 152
2) 시술법 및 처치법에 대한 주체적 해석과 수용 160
3) 시술과정에서의 협업 168
3. 난임여성들의 사회정치적 개입 176
1) 기술화된 출산중단과 새로운 모성성의 구성 176
2) 전문가 집단에 대한 협상과 저항 182
3) 정부 및 사회적 지원에 대한 요구 189
4. 소결 195
제6장 결론 198
1. 연구요약 198
2. 이론적, 실천적 함의 205
3. 연구의 한계 및 제언 207
참고문헌 210
영문초록 228
부록 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