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년 : |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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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 국내학술지 |
학술지명 : | 한국문화인류학 Vol.43 No.3 |
관련링크 : | http://www.riss.kr/link?id=A97770138 |
연구논문 : 중국 농촌 여성의 자살은 과연 저항인가: 서구 저항 담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자살행위에 관한 인류학적 사례분석 = Is Suicide among Rural Women in China a Form of Resistance?: A Critical Review of Western Discourses about Resistance and the Anthropological Analysis of Suicidal Behavior in Rural North China
최근 중국은 젊은 농촌 여성들의 빈번한 자살로 인해 역사상 유례없이 여성의 자살률이 남성보다 높은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많은 학자들과 사회단체들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정부의 개혁 정책이 만들어 낸 부정적인 영향의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본 논문은 먼저 중국 농촌 여성의 자살을 시장개혁 시기 이들이 처해 있는 고통스러운 삶의 조건에 대한 저항으로 해석하는 두 편의 논문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각각 제임스 스콧과 미셸푸코의 저항 개념에 기대고 있는 이 논문들은 중국의 농촌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해 온 구조적 어려움들에 대해서 바르게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 행위가 가질 수 있는 저항적 성격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여성 개개인이 자살을 문제해결 방식으로 선택하기까지 경험하는 다양한 개인적 삶의 맥락 및 과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서구의 저항 개념에 의존함으로써, 다수의 중국인들이 자살의 맥락 속에서 이해하고 있는 저항의 의미를 구별해 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살 선택에 영향을 주는 중국 사회의 규범과 믿음 체계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다. 한편, 연구자가 북 중국 농촌 마을에서 수집한 여성의 자살 행위에 관한 민족지적 자료들은 저항적 성격을 강조하는 학자들의 논의와는 사뭇 대비되는 사실들을 드러낸다. 자료에 근거해 볼 때, 농촌 여성들의 자살 행위는 분명히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구조적인 고통의 맥락을 보여 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각의 자살 행위가 반드시 저항적 동기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의 자살 행위는 자살을 시도하게 되기까지 각각의 여성들이 겪어 온 특수한 삶의 과정과 맥락,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해 온 다양한 감정적 경험들을 드러내 준다. 결론적으로, 연구자는 중국 농촌의 여성 자살을 저항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일 수 있으며, 자살 행위에 관한 민족지적 현실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