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자료

2010년 5월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뉴스레터 (32호)

뉴스레터

등록일  2012.10.16

조회수  2064


▣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예고
연구원 이은영

지난 5월 10일 보건복지부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다. 개정안은 배아·유전자 관련 사항으로 제한되어 있는 생명윤리정책의 영역을 확대하고& 국가 및 기관생명윤리위원회 등 생명 윤리 인프라 확대를 위한 법적 근거를 강화하며& 현행법 규정 중 현실에 맞지 않거나 미비한 규정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되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대상연구 등에 대한 인간 피험자 보호원칙 준수와 윤리적 심사제도가 도입된다.

이미 미국·EU 등의 국가에서는 인간대상연구 등을 수행할 경우 법률로써 피험자 보호 및 연구계획서의 과학적· 윤리적 심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식약청 고시로써 의약품임상시험관리기준(KGCP)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 배아와 유전자 관련 사항에만 기관위원회(IRB) 심의가 의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범위한 연구에서 피험자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취약해질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피험자의 법적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인간대상연구 등에 대한 윤리적 심사제도가 도입된다.

둘째& 기관위원회(IRB) 설치대상기관을 조정하고& 기능을 확대하며& 심의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며& 기관의 IRB운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도 규정하였다.
윤리적 심사 기관으로서 바람직한 IRB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인간대상연구 및 인체유래물연구를 하는 기관에는 새로이 IRB를 설치하고& 연구기능이 없는 유전자검사기관에는 IRB 설치의무를 해제한다. IRB가 연구계획서 심의 기능 이외에 연구진행과정 조사·감독 등의 기능을 추가하고& 기관장이 IRB 운영에 필요한 교육·재정지원을 하도록 함으로써 법적 조항을 정비하였다.
IRB 평가결과에 대한 인증제를 도입하고& 인증 결과를 국가연구비 지원 등과 연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동일 기관 내에서 IRB를 통합 운영하거나& 다기관 공동연구 시에는 대표 위원회 심의만으로 갈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독립적으로 IRB를 운영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관에서도 원활한 연구 수행을 위해 공용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셋째& 관련 연구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일정 요건하에 단성생식배아연구를 허용하고& 연구용 난자에 대한 관리를 명확하게 규정하였다.
단성생식배아연구를 체세포복제배아연구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인간복제금지& 연구기관 등록& 복지부장관 연구승인 등)하에 허용하고& 체세포복제배아 및 단성생식배아 연구 등에 사용되는 잔여 난자를 배아생성의료기관이 적정하게 관리·제공하는 규정을 정비했다.

그 밖에 개정된 내용으로는 체외수정용 배아의 보존기간을 현행 5년 이하에서& 장기보관이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한해 동의권자가 5년 이상으로도 정할 수 있도록 완화하였다.  또한 유전자은행을 인체유래물 및 인체유래물은행(Bio Bank)으로 개념을 확대하여 연구용 인체유래물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근거규정을 신설했다.


[참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입법예고문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전부개정법률안


▣ 美 유전자검사 키트& 약국 판매 논란
연구원 김성자

비만·당뇨·유방암 등 유전자와 관련된 질병의 발병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유전자 검사 키트가 미국 최대 체인형 약국 월그린스(Wallgreens)를 통해 판매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월 11일 "생명공학 기업 패스웨이 제노믹스(Pathway Genomics)의 유전자 검사 도구가 14일부터 전국 약 6000개 월그린스 매장에서 판매된다. 인터넷이 아닌 대규모 체인망에서의 유통은 처음이며& 이로 인해 유전자 검사가 유행처럼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패스웨이 제노믹스는 유전자검사 키트가 미 연방 당국의 기준에 맞기 때문에 FDA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 식품의약국(FDA) 알베르토 구티에레즈(Gutierrez) 체외검사팀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사람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의학적 진단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검사 결과를 토대로 위험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판매될 상품의 판매 적합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검사 키트의 가격은 20~30달러(약 23&000~32&000원)이다. 키트에 포함된 특수 용기에 침을 담아 패스웨이 제노믹스에 보내면 이 회사가 검사 종류별로 별도의 비용을 받고 유전자를 분석하여& 질병 위험 등을 통보해준다. 카페인& 와파린(혈액 응고 방지제) 등 10개 물질에 대한 몸의 반응을 알려주는 검사는 79달러& 아이에게 유전될 수 있는 유전적 결함 23개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려면 179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전자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한 맹신이 퍼지면 건강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방암 발병 가능성이 낮게 나타났다고 검진을 소홀히 하거나 유전자 결함을 탓하며 결혼이나 출산을 취소하는 것과 같은 것이 그 예다.

(연합뉴스 & 조선일보 참조)

최근에는 생명공학기술과 의료기기의 발달로 유전자검사가 자동화되고 소요되는 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검사가 되었다. 위의 사례에서처럼 유전자검사 키트를 일반약국에서 의사의 상담없이 누구나 손쉽게 구매하여 이용할 수 있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소지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우선 키트를 이용한 유전자검사는 피험자가 검사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들은 후 검사에 대한 자율적 결정을 하는 동의 절차(informed consent)가 없으므로& 피험자인 소비자들은 검사의 목적& 검사대상물의 이용과 처리 관련 사항& 검사대상자의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한 설명 없이 검사를 수행하게 된다. 그렇게 했을 때 소비자들은 그들의 인테그러티(integrity)& 자기결정권& 프라이버시 등을 침해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유전자검사 키트로 인한 검사 결과는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에 관한 정보와 유전성 질환을 자녀에게 물려줄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의 제공은 전문가의 설명과 함께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특정 유전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0%가 아닌 이상 소비자들은 유전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며 그에 대해 잘못된 대처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온라인으로 주어지는 유전자검사 결과에 대해 소비자들은 잘못 이해하거나 오용할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는 과학적 검증 부분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유전자검사 결과에 대해 일반인들은 맹신할 우려가 있다. 현재 유전자검사로 밝혀 낼 수 있는 유전자가 수천가지이긴 하나& 대부분의 유전성 질환들은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보다는 유전자들의 복합적 작용에 의해 발현될 가능성이 더 많다. 그러므로 유전자검사 결과로 유전자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더라도 그 유전자가 질병의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의 경우&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검사할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지적하기도 한다.

따라서 유전자검사 키트의 판매를 위해서는 명확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고& 이용자들은 의사와의 상담 과정을 통하여 검사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여겨진다.


▣ 전부 개정된「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의 주요쟁점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 선준구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1년여에 걸친 논의 끝에 2010년 4월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 법률 개정안의 주요한 취지는 ▲장기수급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뇌사자 장기기증의 활성화 ▲신속하고 능동적인 장기구득체계의 구축 ▲이식대기환자의 대기시간단축 ▲해외원정이식의 방지 등의 목적을 법률안에 담아내어 현행 제도의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고자 함에 있다.

이번에 통과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은 이애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부개정안 등 6개 의원입법안을 종합하여 내놓은 대안으로&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가 있을 때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인 또는 기관장이 신고하는 제도 도입 △뇌사판정위원회의 간소화 △장기기증 절차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장기구득기관의 설립 △유가족 동의요건의 완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국내장기기증의 가장 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극심한 불균형으로 2009년 장기이식대기자는 1만7000명에 이르지만 뇌사기증자는 261명에 머물렀다고 한다. 이는 장기이식선진국과 비교할 때 매우 저조한 수준으로 대표적인 장기이식선진국인 스페인의 경우 인구 100만명 당 뇌사기증자가 34.3명& 프랑스 25.3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3.1명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의 통과로 앞으로는 의료기관의 뇌사추정자로 신고하는 뇌사자수에 비례해 뇌사기증자의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또한 뇌사자 장기이식의 활성화를 위하여 장기기증절차를 간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뇌사판정위원회의 소집시간 지연으로 인한 장기손상 방지를 위해 현행 전문의사 3인을 포함한 6~10명으로 구성되는 뇌사판정위원회를 앞으로는 전문의사 2명을 포함한  4~6명으로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장기기증에 대한 가족의 동의를 기존 ‘선순위 2인의 서면동의’에서 ‘선순위자 1인의 서면동의’로 완화했다.  대통령이 공포한 날을 기준으로 1년 후 시행되는 이 법률은 지난 5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빠르면 내년 6월부터 뇌사자의 장기이식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참조]
2010년 5월 25일자 문화일보& 메디컬투데이& 데일리메디 뉴스
장기등이식에관한법률(대안) 원문:
 http://likms.assembly.go.kr/bill/jsp/BillDetail.jsp?bill_id=PRC_A1C0V0G4D2U2W2L0G4H5I0Y2P4V1B6


▣ 국제생명윤리학회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ioethics& IAB)

연구원 박인경

올해 7월 28일부터 31일에는 싱가폴에서 “Bioethics in a Globalised World”라는 주제로 국제생명윤리학회가 개최하는 제10회 세계생명윤리학회(World Congress of Bioethics)가 열릴 예정이다.  이하에서는  국제생명윤리학회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국제생명윤리학회는 1992년 이래로 세계 각국의 생명윤리학자들 간의 정보 공유 및 교류를 촉진하고& 생명윤리학 분야의 정기적인 국제 학회를 기획·조장하며& 생명윤리학 분야의 연구 및 교육 발전 과 자유롭고 공개적인 토론을 조장하고 지지하기 위한 교육적& 과학적 목적 아래 매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국제생명윤리학회는 생명윤리학의 세부 분야별로 학자들간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학자들 간의 대화와 활동을 장려하게 된다. 국제생명윤리학회의 네트워크는 관련 분야에 관심있는 모든 연구자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국제생명윤리학회 네트워크는 Arts and Bioethics Network& Bioethics Education Network& Clinical Ethics Network& Definition of Death Network& Environmental Bioethics& Ethics and Intellectual Disability& International Network for Ethical Issues in Medical Resource Allocation (INERA)& International Network on Feminist Approaches to Bioethics& Genetics and Bioethics& International Network for Philosophy and Bioethics (INPAB)& Public Health Ethics Network& IBERO-AMERICAN Network& IBERO-AMERICAN Network 등 13개의 다양한 영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생명윤리학회는 정기적으로 “Bioethics”와 그 companion journal인 “Developing World Bioethics”를 간행하고 있다. 특히 공식 학술지인 “Bioethics”는 일년에 9번 간행되며& Impact Factor는 1.013 이다. 

현재 국제생명윤리학회의 회장은 스위스 취리히 대학 (University of Zurich)의 Nikola Biller-Andorno가 맡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구영모 교수(울산의대)가 임원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참조]
국제생명윤리학회 : http://bioethics-internationa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