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대체할 국산 인공피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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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대체할 국산 인공피부 나왔다
테고사이언스, 3차원 인공 피부 개발…EU 안전 기준도 맞춰
2012년 06월
17일
뽀얗고 촉촉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바르는 화장품. 고대 유적지에서도 화장품이 나오는 것을 보니, 여성들에게는 ‘머스트 해브’ 필수품인 것이 확실하다. 요즘은 남성용 화장품 시장도 커지는 등 ‘더 예쁘고 더 멋있게’ 가꾸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한다.
그런데 이런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동물들이 실험실에서 희생된다. 다행히 유럽연합(EU)이 2004년부터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하나둘 동물실험 금지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에 동물 대신 인공피부가 실험실에서 쓰인다. 사람과 동물의 피부와 흡사한 물질을 만들고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등을 알아 보는 것이다.
문제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인공피부’를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해서 써야한다는 것이다. 경제 상황도 좋지 않는데 비싼 외제 인공 피부를 써야하니 원가가 올라가고 결국 소비자 부담이 늘게 된다. 최근 한 국내 기업이 외산 인공피부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세포치료제 기업인 테고사이언스(대표 전세화)는 각질층부터 피부 속까지 3차원 조직으로 만들어져 실제 피부와 매우 비슷한 인공피부인 ‘네오덤’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네오덤은 사람의 피부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액에 넣어 만든다. 바깥쪽 피부인 표피에서 분리한 케라틴세포와 표피 아래 있는 진피에서 분리한 섬유아세포를 콜라겐에 넣고 배양하다가, 공중에 띄운 채 밑에서 영양분을 제공하면 2주일 뒤 완성된다. 함께 넣은 멜라닌세포의 수를 조절하면 피부색까지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실제 피부에서 민감하게 반응한 물질이 100개라면 이들 물질을 네오덤과 반응시켰을 때 90개가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감도 80%라는 국제 기준을 만족한 것이다. 또 실제 피부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던 물질이 100개라면 네오덤에서도 이중 80개가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 특이도 70%라는 기준도 충족시킨 것이다. 전세화 대표는 “네오덤이 유럽 대체실험검증센터(ECVAM)가 정한 동물실험을 대체시험법 기준에도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안전성평가연구소는 네오덤을 이용해 화장품 원료에 대한 동물대체실험 표준시험법을 마련하기 위해 테고사이언스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원료 물질의 피부 투과도나 미백이나 탄력 등의 기능성을 확인하는데 네오덤을 활용하려는 것이다.
안전성평가연구소 김은주 책임연구원은 “국내엔 아직 동물대체실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동물실험 금지 조치가 확대될 때를 대비해 화장품의 안전성 등의 검증할 데이터와 표준시험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