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유전체편집아기’는 너무 위험하다고 경고하면서 생식세포계열 편집지침 제시
※ 기사. ‘CRISPR babies’ are still too risky, says influential panel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538-4
※ 보고서 https://www.nap.edu/catalog/25665/heritable-human-genome-editing
인간 배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것은 언젠가는 중증유전질환이 유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임. 그러나 세간의 이목을 끄는 국제적인 전문가위원회는 현재 이 기술이 착상될 예정인 배아에게 이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밝힘. 그리고 기술이 충분이 발달한 경우라도 좁은 범위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함.
미국 국립의학원(US National Academy of Medicine), 미국 국립과학원(US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영국왕립학회(UK’s Royal Society)가 소집한 10개국 전문가들은 권고를 마련하여 9월 3일자로 발표함. 권고는 연구자들이 안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임상에서 유전자편집기술을 이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펼친 자료와 함께 풍부한 보고서로 공개됨. 국민들은 윤리적‧사회적 우려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가짐.
미국 록펠러대(Rockefeller University) 총장이자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Richard Lifton은 “이 기술은 현재 임상에 적용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함.
보고서는 유전될 수 있는(heritable) 유전자편집의 윤리적인 문제보다는 과학적‧기술적 상태를 검토했고, 기술 발전을 평가하고 국가 차원의 자문단 및 규제당국에 안전성과 유용성에 대하여 자문하기 위한 국제적인 위원회 구성을 지지함. 그리고 생식세포계열 편집의 장점이나 국제적인 모라토리엄이 필요한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쟁에 무게를 두지 않음. 대신 언제 임상적용을 고려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과 임상적용 전 단계에서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작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립하고자 함.
위원회는 2018년 중국 생물물리학자 He Jiankui가 HIV 감염에 내성을 갖는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인간 배아를 편집한 후 착상시켰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후 구성됨. 이 작업은 과학자들에게 널리 비난을 받고 그와 그의 동료 2명이 징역형을 선고받게 했고, 편집된 유전체를 지닌 아기 2명을 탄생시킴. 이로 인하여 학계가 ‘생식세포계열 편집’ 허용 지침을 개발하라고 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것임.
☞ 중국 정부의 He Jiankui 연구 중단에 관한 2018년 12월 4일자 해외언론동향 : http://www.nibp.kr/xe/news2/125430
생식세포계열 편집은 정자, 난자, 초기 배아의 DNA를 바꾸는 것을 말함. 이는 다음 세대에 전달될 변화임.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방법 중 하나인 체세포편집과는 다름. 체세포편집은 성체세포의 DNA를 바꾸는 것으로, 변화가 유전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이 덜 되는 편임.
원하지 않는 변화
CRISPR–Cas9과 같은 유전체편집기술은 유전체를 편집하는 상당히 정밀한 방법을 제공함. 하지만 유전자에 원하지 않는 변화를 유발하기도 하고, 심지어 동일한 배아의 세포 사이에서도 다양하면서 각각 다른 결과를 생산할 수 있음. 즉 현재로서는 유전될 수 있는 유전자편집의 다른 잠재적인 이용에 대한 연구부터 임상적용까지의 신뢰할 수 있는 중개경로를 정의할 수 없음.
위원회의 11가지 권고사항 중 첫 번째는 생식세포계열 편집이 ‘원하지 않는 변화 없이 효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밀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히 확립될 때까지는’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임. 문제는 유전자편집이 목적으로 삼지 않은 잠재적으로 해로운 효과(계획한 위치와 동떨어진 위치에 발생하는 우발적인 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지임.
중국과학원 동물학연구소(Chinese Academy of Sciences’ Institute of Zoology) 발달생물학자이자 위원회 위원인 Haoyi Wang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함. 게다가 과학자들은 하나의 인간 세포로 유전체 염기서열을 철저하게 분석하기 위한 더 좋은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음. 이로써 편집된 배아에 원하지 않는 유전적 변화가 있는지 상세하게 선별할 수 있음.
보고서는 개별 국가가 국민들과 철저하게 논의한 후 유전될 수 있는 유전자편집을 진행시킬 준비가 되었다고 결정하는 경우, 그 관행은 초기에 단일유전자의 DNA 변이(variants)로 인한 중증유전질환(낭포성 섬유증, 지중해성 빈혈, 겸상 적혈구성 빈혈, 테이삭스병 등)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권고함. 그리고 유전질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대안이 부실한 때에만 이용해야 한다고 권고함.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University of New South Wales) 생명윤리학자 Jackie Leach Scully는 “이 보고서는 유전될 수 있는 유전자편집에 실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게 될 사람이 얼마나 희귀한지를 아주 잘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함. 예를 들면 몇몇 사례에서는 유전자편집 대신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적 돌연변이(mutation)를 지닌 배아를 걸러내는 방법을 선택할 것임.
영국 옥스퍼드대(University of Oxford) 유전학자이자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Kay Davies는 “우리는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커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매우 적을 것이기 때문에 첫 사례를 진행하는데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함.
장기적인 효과
위원회는 편집된 유전체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과 그 자녀들을 연구(추적)할 필요성도 간결하게 설명함.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과정이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임. Scully는 장기적인 효과가 더 오래 가는 것을 보고 싶고, 이 기술을 임상에서 이용하는 것이 인간 유전체에 손을 대는 것에 관한 사회적인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고 싶다고 말함.
최신 보고서는 윤리에 대한 깊은 논의 없이 해당 기술의 과학적‧기술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례적임. 이러한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 우려를 낳음. Scully는 “과학적‧기술적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이미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인식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함. 그러나 유전될 수 있는 유전체편집 이슈는 너무 복잡하며, 세분화하면 더 깊은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임.
영국 버밍엄대(University of Birmingham)에서 첨단기술 거버넌스를 연구하는 Karen Yeung은 윤리적인 문제를 완전히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말함. “위원회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질문조차도 윤리적인 질문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적절한 문턱은? 실험을 얼마나 많이 해야 할까? 그런대로 정확한 것은 무엇일까?”라고 물음.
◆ 고발 통로
위원회는 연구자들이 비윤리적이라고 여기는 유전체편집 작업에 대하여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통로(해당 국가 규제당국 통보 및 대국민 공개 포함)를 만들 것을 요청함. 전 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은 2018년에 중국의 He Jiankui가 변경된 배아로 임신을 시도할 계획임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정부나 규제당국에 알리지 못함.
과학자들은 다음 유전자편집아기를 스스로 만들어내기를 원하는 과학자를 막기 위한 집행 메커니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함. Davies는 “독자적으로 행동해서 위험할 수 있는 과학자는 항상 있을 것”이라면서 “고발(whistleblowing) 통로가 그것을 다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힘.
WHO(세계보건기구) 위원회는 이 보고서가 “특정 과학적‧의학적‧사회적 기준이 충족된다면 임상적용을 향한 잠재적인 중개경로의 틀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 중요한 기여”라고 평가함. Yeung은 현재 시점에서 최신 보고서가 임상적 실행계획(logistics) 측면에서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평가함.
WHO가 주도하여 올해 말 나올 예정인 또 다른 보고서는 윤리와 거버넌스 쟁점을 더 많이 다룰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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