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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미숙아의 뇌를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들
의학약학 양병찬 (2015-02-09 10:08)

의학발달로 인해 생명을 건지는 미숙아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이제서야 '조산(早産)이 미숙아의 정신발달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다.
임신 26주 6일 만에 태어난 인큐베이터에 있는 여아(출생체중 990g
임신 26주 6일 만에 태어난 인큐베이터에 있는 여아(출생체중 990g)
(http://en.wikipedia.org/wiki/Preterm_birth)


스위스 로잔 근처의 시골에 사는 파비앙은 자신이 아기를 전형적인 분만일(40주)보다 3개월이나 일찍 낳게 된 이유를 알 수 없다. 2007년 6월의 어느 조용한 오후, 그녀는 진통이 심해 근처의 병원으로 달려갔다. 임신 26주 만에 950그램의 미숙아(조산아)로 태어난 그녀의 아들 위고는 즉시 인큐베이터로 들어갔다. 그로부터 3일 후, 의사는 파비앙에게 위고의 초음파 뇌 사진을 보여주며, 미성숙한 혈관에서 피가 많이 흘러나온 것 같다고 알려줬다. 파비앙은 울음을 터뜨렸다.

파비앙과 남편은 위고의 예후가 좋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설사 치료를 잘해서 생명을 건진다 해도, 위고는 뇌성마비(cerebral palsy)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았다. 두 사람은 '아기에게 평생 불구의 굴레를 씌울 수는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는, 의사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의사의 얼굴에서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그날 밤은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잔혹한 밤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만은 밝히지 말아 달라고 기자에게 간청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상황이 달라졌다. 의사가 확진을 위해 검사 하나를 제안했는데, MRI를 이용해 뇌 사진을 찍어 보자는 거였다. (위양성 진단율이 높은) 초음파 검사 결과 하나만 갖고서 판단하는 것보다는, (미숙아 진단을 위해 새로 개발된) MRI를 병용할 경우 뇌성마비의 위험을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MRI 촬영 결과 뇌출혈로 인한 손상이 제한적인 것으로 밝혀져, 뇌성마비의 위험이 비교적 낮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결국 두 사람은 당초의 결정을 번복하여 적극적인 치료에 동의했고, 아기는 생명을 건졌다.

1970년대 이후의 의학발달에 힘입어, 미숙아(임신 37주 전에 태어난 아기를 말함)의 생존율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임신 22주에 태어난 아기의 목숨도 살리려고 노력할 정도다. 그러나 의학발달은 의사와 환자들에게 어려운 결정을 강요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숙도(度)가 증가할수록 심각한 불구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기분만아의 경우 뇌성마비의 위험은 1~2%지만, 임신 32주 전에 태어난 아기의 경우에는 9%, 임신 26주에 태어난 아기의 경우에는 18%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신경과학자들은 의학적 결정과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미숙아의 뇌를 정밀분석해 왔다. 그들은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미숙아들이 인지·행동장애를 겪을 가능성은 종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연구에 의하면 미숙아의 절반이 인지·행동장애를 겪게 된다고 한다.

이제 과학자들은 '미숙아들이 인지·행동장애를 겪게 되는 이유가 뭔지', '미숙아의 인지·행동장애를 회피할 수는 있는지', '인지·행동장애를 겪는 미숙아들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연구하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최선의 전략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자료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라고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의 페트라 휘피 박사(신생아학 및 발달소아과학)는 말했다. (휘피 박사는 미숙아의 뇌발달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1. 조기분만 현황

조기분만(조산)은 매우 흔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2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전세계에서는 매년 1,500만 명(열 명 중 한 명 이상)의 미숙아들이 태어난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숙아들은 임신 32~37주 만에 태어나지만, 160만 명의 아기들은 28~32주 만에 태어나며, 28주 미만의 초미숙아(extremely pre-term)도 78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Born Too Soon

전세계에서 약 11%의 아기들이 미숙아(재태기간 37주 미만)로 태어나며, 미숙은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을 초래하는 원인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숙의 정도가 증가함에 따라 의학적 위험은 증가하는데, 현재 신경과학자들은 미숙아의 뇌발달장애 중 일부가 성인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 재태기간을 기준으로 한 미숙아 구분

① 28주 미만: 초미숙아
② 28~32주: 고도 미숙아
③ 32~37주: 중등도 미숙아
④ 37~42주: 만기분만아
⑤ 42주 이후: 과숙아

2. 미숙아와 관련된 이슈들

① 22주: 일부 병원에서는 임신 22주 만에 태어난 아기의 생명까지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② 22~32주: 한 장기연구에 의하면, 이 기간에 태어난 아기들은 다섯 살이 되어서도 약간의 신경발달문제를 겪는다고 한다.
③ 23~39주: 뇌영상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에 태어난 아기의 뇌에서 구조적·기능적으로 비전형적인 연결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④ 24주: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에서는, 이 시기에 태어난 아기 중 50%가 신생아집중치료를 통해 생명을 건진다.
⑤ 26주: 초미숙아의 10%가 뇌성마비를 겪지만, 임신 26주 만에 태어난 아기들이 뇌성마비를 겪을 위험은 18%다.
⑥ 34주: 상당수의 저소득 국가에서는, 이 시기에 태어난 아기의 생존율은 50%다.

Born Too Soon

이미지 출처: http://www.nature.com/news/neuroscience-the-brain-interrupted-1.16831#/ref-link-1


저소득 국가의 경우, 초미숙아의 90% 이상이 출생 후 곧 사망한다.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원인 중에서 조산이 폐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소득 국가의 경우, 신생아 집중치료시설의 발달로 인해 초미숙아의 90% 이상이 생존하며, 의사들은 생존가능한 재태기간(gestational age)을 더욱 낮춰 가고 있다. 미국의 의사들은 아기의 생존이 가능한 재태기간을 24주에서 23주로 낮추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1991년부터, 생존가능한 아기의 재태기간을 22주로 보고 있다.

미숙아의 부모들은 아기가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고뇌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야 한다. 위고의 경우, 손상된 장기들을 복구하고 미발달된 혈관들을 잇기 위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위고의 부모는 위고가 언제든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린 매번 TGV를 탄 기분이었어요. TGV는 너무 빠른 데다가 가끔씩 흔들리기도 해 무서운 느낌이 들지만 그때 뿐이잖아요.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는 다음 번에 또 TGV를 타게 되니까요"라고 파비앙은 말했다.

2. 탄생 이후

그러나 일단 급한 불을 끄고 난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지금껏 미숙아의 운명을 장기적으로 추적한 연구결과는 발표된 것이 별로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정교한 인지 및 행동검사를 실시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미숙아의 정신발달 문제를 다룬 몇 안 되는 연구 중 하나로 EPIPAGE를 들 수 있다. EPIPAGE는 1997년 프랑스의 9개 지역에서 실시된 연구로, 임신 22~32주 만에 태어난 아기들 전원(2,901명)과 664명의 만기분만아들을 비교분석했다(참고 1). 연구 결과, 다섯 살까지 생존한 미숙아 중 절반은 신경발달 문제를 겪고 있었고, 재태기간이 1주 낮아질 때마다 인지발달장애 정도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능력 검사(MPC: mental processing composite)를 해 보니, 24~25주 만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44%, 32주에 태어난 어린이들은 26%가 인지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만기분만아의 경우 인지능력이 낮은 어린이들은 12%에 머물렀다.

"우리는 그렇게 많은 어린이들이 문제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중간 정도의 미숙아들은 초미숙아보다 위험이 낮지만, 인원수는 결코 작지 않은 수준이었다"라고 휘피는 말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인지장애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1980년대에 디터 볼케 박사(現 영국 워윅 대학교)는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26~31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 수백 명을 대상으로 특별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동일한 미숙아들을 6세(참고 2)와 26세(참고 3) 때 평가했으며, 작년에는 두 연구결과를 비교하여, "1/4은 중등도~고도의 인지결손을, 1/2은 경미한 인지결손을 겪었는데, 어린 시절에 인지문제를 겪었던 미숙아들은 대부분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가 지속되었다"고 보고했다(참고 3). 즉 미숙아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대부분 집중력부족을 경험하고, 전반적으로 학업성적 또는 업무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볼케 박사에 의하면, 미숙아들과 만기분만아들 사이에서는 생활습관(위험을 대하는 태도, 음주, 흡연, 조기 성경험 등) 측면에서 미묘한 차이가 감지되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상과 같은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미숙아들의 뇌에 어떠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뇌는 회색질과 백색질로 구성되는데, 전자는 빽빽한 세포체로, 후자는 길다란 축삭으로 이루어져 있다. 축삭은 수초(미엘린)이라는 보호코팅으로 덮여 있는데, 수초화(myelination) 과정은 자궁 속에서 시작되어 출생 후 10년 동안 진행된다고 한다. 따라서 미숙아들의 뇌신경은 수초화가 부족할 수 있다.

한편 미숙아들의 뇌혈관은 미성숙하고 취약하므로, 조직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어려워 뇌의 정상적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 게다가 혈관이 파열될 경우, 백색질의 핵심적인 영역이 파괴되어 뇌성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미숙아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밝혀진 미묘한 인지·행동장애를 초래한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3. 갑작스럽고 커다란 변화

과학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뇌발달의 중요한 부분이 (따뜻하고 촉촉한) 자궁이 아닌 바깥세상에서 이루어질 경우, 불필요한 환경신호가 뇌에 입력되어 뉴런의 연결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INSERM-CEA의 인지신경영상화 유닛에서 어린이의 언어발달을 연구하고 있는 길렌 드엔-람베르츠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미숙아의 뇌는 자궁 내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감각입력(예: 시각자극, 중력효과)을 받게 된다. 이것은 갑작스럽고 강력할 뿐 아니라 예측블가능한 것이다. 미숙아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실시되는 집중치료도 이 같은 비자연적 감각신호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다."

선구적인 뇌영상 연구결과들은 "변화된 신경망이 인지장애에 기여한다"는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휘피가 이끄는 스위스의 연구진은 미숙아로 태어난 6세 어린이 52명을 대상으로, 뇌의 다양한 영역들을 연결하는 신경관(neuronal tract)들을 MRI로 분석했다(참고 4). 분석 결과, 미숙아는 만기분만아에 비해 신경관이 비효율적으로 조직화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신경관이 이처럼 비효율적으로(두서없이 구불구불하게) 조직화될 경우  사회적·인지적 능력이 감소한다고 한다.

세인트루이스 소아병원의 제프리 닐 박사(신생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fMRI를 이용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미숙아의  뇌를 분석했다. (휴지기의 뇌를 분석하면, 출생 전에 확립된 뉴런의 연결성을 살펴볼 수 있다.) 분석 결과, 23~29주 만에 태어난 아기들의 뇌는 만기분만아보다 휴지기 연결성의 복잡성과 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5, http://www.nature.com/news/neuroscience-idle-minds-1.11440). 그런데 (미숙아로 태어난) 26세의 바이에른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 같은 휴지기 연결성의 복잡성 감소(reduced complexity of resting-state connectivity) 현상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6).

가장 이상적인 미숙아 연구방법은 '미숙아와 만기분만아의 뇌를 (가능한 한) 출생 직후에 촬영한 후, 일생 동안 추적하며 촬영과 평가를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연구는 - 환자 가족의 이사, 관심 저하, 연락두절 등의 이유 때문에 - 매우 어렵다. 게다가 - 미숙아든 만기분만아든 - 특별한 의학적 이유 없이 아기들을 MRI 기계 속에 가둬 두는 것을 달가워할 부모들은 거의 없다. (일부 국가, 이를테면 네덜란드의 경우, 이런 행위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산과 의사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의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미숙아들의 뇌를 촬영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의사들도 많다. 파비앙의 경우 위고의 뇌를 촬영하는 것을 환영했지만, '소아과 병동에서 MRI 촬영실로 아기를 옮기는 과정이 매우 번거롭고 고통스러웠다'고 토로하며, 이렇게 술회했다. "위고를 인큐베이터에 넣은 채 긴 지하터널을 지나가는 동안, 나는 정신이 멍한 상태였어요. 그것은 마치 인간이 사후(死後)에 통과하는 터널 같았어요."

소수의 선구적 과학자와 임상의들은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장기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들은 미숙아들을 대상으로, 출생 직후부터 신경학적·인지적·행동적·유전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뇌영상촬영을 한다.

프랑스의 경우 전국에서 4,200여 명의 미숙아를 모집하여 EPIPAGE 2를 진행하고 있다(참고 7). 영국의 경우, 킹스칼리지런던의 데이비드 에드워즈 교수(신생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아기들을 대상으로 태아 때(자궁 속)부터 두 살 때까지 뇌영상을 촬영하고 혈액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이들 아기 중에는 미숙아가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므로, 신경발달변화에 취약하거나 저항성을 보이는 아기들을 가려낼 수 있는 분자서명(molecular signatures)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이다.

에드워즈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예비연구에서 ‘뇌발달 변화의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몇 개를 찾아냈는데, 그중에는 지질대사(지질대사는 백색질의 발달에 필수적이다)와 관련된 유전자가 여러 개 포함되어 있다(참고 8). "특정 유전자 프로파일을 보유한 아기는 뇌발달변화에 덜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에드워즈 교수는 말했다.

4. 미숙아의 뇌를 보호하라

현재 과학자들은 미숙아의 뇌를 특징짓는 분자적·세포적·신경망적 차이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어서, 치료법을 개발한다는 것은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휘피 박사는 과감하게 치료법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그녀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 erythropoietin)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는데,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약물로, (지구력을 요하는 운동선수들이 몰래 사용하는 약물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내부장기의 산소화(oxygenation)를 돕는 표준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EPO가 뉴런을 보호하고 지지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일화적 보고서(anecdotal reports)에 의하면, EPO는 장기적인 신경발달을 도와준다고 한다. 휘피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스위스에서 태어난 500명의 미숙아들을 대상으로, EPO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전향적 무작위 대조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만기분만일에 해당되는 날짜에 미숙아들의 뇌를 MRI로 촬영했는데, 2014년에 발표된 첫 번째 연구결과에 의하면, EPO로 치료받은 미숙아들의 뇌에서는 대조군(EPO로 치료받지 않은 미숙아)에 비해 신경학적 문제의 징후가 덜 발견됐다고 한다(참고 9). 그러나 휘피 박사는 (신경발달이 좀 더 진행되는) 두 살 때 좀 더 엄격한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5. 향후 전망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숙아의 장기적인 예후에 대한 정보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숙아의 부모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다행히 요즘에는 MRI를 이용하여 백질과 회백질의 손상을 탐지할 수가 있어서, (파비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뇌손상의 위험을 과거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의사들은 MRI를 이용하여 미숙아의 부모들에게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의사의 책임이 막중해지기는 했지만 말이다"라고 휘피 박사는 말했다. 그러나 MRI는 '어떤 아기가 경미한 발달문제를 겪게 될지'를 가려내고 '발달문제의 구체적 증상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에드워즈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뇌영상 촬영만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데 공감을 표시하지만, "뇌영상과 유전적·분자적·임상적 데이터를 종합하면 궁극적으로 예측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가능해진다면, "사회적·교육적 지원을 통해 미숙아가 장래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완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논쟁이 격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러나 신경과학자들과 교육 전문가들은 아직 이 문제를 다룰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다.

다른 미숙아의 부모들처럼, 파비앙도 그런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그녀는 현재 일곱 살인 위고를 돌보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위고는 섬세한 움직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약간의 시각적 문제를 갖고 있으며, 학교생활에서도 특별한 도움을 많이 필요로 한다. 파비앙은 미숙아 교육훈련프로그램에 몰두하고 있는데, 그것이 위고에게 - 확신할 수는 없지만 -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에서도, 위고는 그녀의 큰 기쁨이며, MRI는 위고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이자 평생의 은인이다. "신경과학은 위고가 '적절한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해줬어요"라고 그녀는 말한다.

과학계가 미숙아의 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최근의 움직임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신경과학은 과학자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 줄 거예요. 나는 과학자들이 그 정보를 잘 해석해서, 부모들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을 제시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 참고문헌:
1. Larroque, B. et al. Lancet 371, 813–820 (2008).
2. Wolke, D. & Meyer, R. Dev. Med. Child Neurol. 41, 94–109 (1999).
3. Eryigit Madzwamuse, S., Baumann, N., Jaekel, J., Bartmann, P. & Wolke, D. J. Child Psychol. Psychiatry http://dx.doi.org/10.1111/jcpp.12358 (2014).
4. Fischi-Gómez, E. et al. Cereb. Cortex http://dx.doi.org/10.1093/cercor/bhu073 (2014).
5. Smyser, C. D. et al. Cereb. Cortex http://dx.doi.org/10.1093/cercor/bhu251 (2014).
6. Bäuml, J. G. et al. Cereb. Cortex http://dx.doi.org/10.1093/cercor/bhu13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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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Boardman, J. P. et al. Pediatrics 133, e1655–e1663 (2014).
9. Leuchter, R. H.-V. et al. J. Am. Med. Assoc. 312, 817–824 (2014).

※ 출처: http://www.nature.com/news/neuroscience-the-brain-interrupted-1.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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