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새로운 연명의료지침(안)은 치명적임 [8월 5일]
〇 영국 리버풀의료지침(LCP; Liverpool Care Pathway)이 고령의 국민건강보험 환자들을 조기에(premature) 사망하게 강요한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를 대체할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지침(안)이 지난 7월 말에 나옴. 국립보건임상연구원은 지침에 대한 의견을 9월 5일까지 받고, 12월에 확정하여 발간할 예정임.
리버풀의료지침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가능한 최선의 질의 의료’의 표본임. 따라서 새로운 지침이 리버풀의료지침과 유사하고, 매우 위험한 특성을 갖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님. 새로운 지침은 리버풀의료지침보다 더 나쁘다고 함.
리버풀의료지침을 강도 높게 비판한 보고서(Neuberger Report)를 제출한 리버풀의료지침 제3자검토단 단장은 이번 지침(안) 마련과정에는 발탁되지 않았음. 단장은 NICE지침(안)에 대해서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함.
우선 리버풀의료지침에서 핵심적인 문제였던 곧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NICE지침(안)에서도 더 나아진 것이 없음. 두 지침 모두 사망에 이르는 시기, 즉 사망 전 14일까지를 대상으로 함. 곧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진단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근거에 기반한 것도 아님.
또한 NICE지침(안)은 수분공급과 관련하여 중대한 오류를 범하고 있음. ‘임상적인 방식의 수분공급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는 시간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 수분을 공급하지 않는 것은 경구로 섭취할 수 없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음. 탈수는 리버풀의료지침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과정의 핵심 기전임. 심지어 NICE지침(안)은 영양공급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고 있음.
그리고 NICE지침(안)은 리버풀의료지침에서 매우 위험한 측면의 하나였던 ‘예측성(anticipatory) 처방’도 담고 있음. 예측성 처방은 의사가 진정제나 마약성 약물을 사전에 처방하는 것을 말함. 간호사들은 미리 조정된 리버풀의료지침 기준을 이용함으로써 용량 증가를 정당화할 권한을 부여받음. 그 결과 여러 리버풀의료지침 환자들에게 용량의 급격한 증가와 빠른 죽음이 나타남.
아울러 연명의료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의 문제도 있음. 리버풀의료지침에서 의사결정자는 간호사나 의료지원팀의 다른 구성원도 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NICE지침(안)도 그 조항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음. 상위 책임자인 임상의사(senior responsible clinician)가 연명의료에 관한 모든 결정의 책임을 지는 주체가 되어야 함.
리버풀의료지침은 오랫동안 운영되면서 국민건강보험에서 승인한 실무도 바꿔왔음. 리버풀의료지침이 없어진다고 해도 유사한 실무가 다른 이름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음.
근거기반의료는 21세기 보건의료의 골드스탠다드임. 리버풀의료지침은 이를 금지하고 있음. 모든 의료진은 근거에 기반한 치료와 지침을 이용해야 하며, NICE는 모든 지침이 이러한 기준을 만족시키도록 보장해야 함.
기사: http://www.telegraph.co.uk/news/nhs/11779394/The-new-end-of-life-guidelines-are-lethal.html
NICE가이드라인 초안
전체: http://www.nice.org.uk/guidance/gid-cgwave0694/resources/care-of-the-dying-adult-full-guideline2
Neuberger Report: https://www.gov.uk/government/uploads/system/uploads/attachment_data/file/212450/Liverpool_Care_Pathway.pdf
- 첨부파일
- 한글 생명윤리_관련_해외언론동향(8월5일).hwp (18.5KB / 다운로드 159)
- 이미지 해외8.5.탈수.jpg (33.8KB / 다운로드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