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유전자 변형 '세 부모 아기' 허용?
미토콘드리아 공여 체외 수정… 생명 윤리 논란속에 여론 조사
영국 정부가 유전자 변형 기술을 적용한 체외수정의 허용 여부를 놓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부모가 세포 내 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제3자에게서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공여받아 인공수정을 하는 방식이다. 시술이 시행되면 생물학적 부모가 3명인 아기가 탄생하는 셈이다.
영국 보건부 산하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은 '세 부모 아기' 시술 허용 여부에 대한 공개 논의를 17일 시작했다. 12월 7일까지 설문 및 여론조사, 두 번의 공청회가 진행된다. 의회는 찬성 여론이 우세하면 내년 초 법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인간 배아의 유전자 변형은 실험 목적으로만 가능하다.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 유전된다. 그래서 시술은 모친의 난자에서 세포핵만 떼내 핵을 제거한 공여 난자에 이식하거나 부모의 생식세포를 우선 수정시킨 뒤 수정란의 핵을 공여 난자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토콘드리아에도 극소량(0.2%)의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공여자의 유전인자도 아기에게 전달된다.
유전자 시술 허용을 주장하는 이들은 미토콘드리아 결함이 뇌, 심장, 근육 등 주요 기관에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든다. 이들은 미토콘드리아 변이가 200명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드물지 않은 유전적 질병인 만큼 유전자 변형 기술을 활용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태어날 아기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하는 것은 생명윤리에 저촉되며 유전자 변형 기술이 임상에 적용되기에는 불안정한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리사 자딘 HFEA 국장은 "출산의 본질적 의미를 되짚게 하고 여러 세대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며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