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게놈 의학에 대한 부풀려진 전망
※ 기사. The Inflated Promise of Genomic Medicine
https://blogs.scientificamerican.com/observations/the-inflated-promise-of-genomic-medicine/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30년 전 그 프로젝트의 출범 당시부터 유전학 연구가 모든 이의 건강에 막대한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약속. 하지만 코로나 사태는 유전학 연구에 대한 이런 전망과 기대, 투자비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줌.
유전학적 연구법들은 코로나 사태의 종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데 기여함. 유전학적 기법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 경로 추적 및 바이러스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가 가능해졌고, 모든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백신도 개발될 수 있을지 모름.
하지만 바이러스가 발휘하는 파괴력은 모든 이에게 동일하게 작용하지는 않음. 어떤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크거나 작은 듯함. 하지만 유전학자들 가운데 그 누구도 유전적 차이로 인해 코로나19가 특정 사회집단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지 않음. 어떤 유전학자도 “라틴계 사람들이 다른 집단보다 바이러스에 20배나 더 많이 걸리는” 이유를 유전적 차이 때문이라고 하지 않음. 유전학자들은 워싱턴 포스트처럼 “백인이 주민의 대다수인 나라보다 흑인이 대다수인 나라에서 사망률이 6배, 감염률이 3배 더 높은” 이유를 유전적 차이에서 찾지 않음. 오히려 흑인과 백인의 코로나 피해 차이가 그들의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 흑인들은 백인들보다 제대로 된 직장, 주거, 교육, 영양, 깨끗한 물과 공기를 얻을 기회가 적고, 따라서 사회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며 기본적인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함.
유전학이 어떤 사회집단에게도 과거에 약속한 만큼의 건강상 이익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몇 년 전부터 알려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국립보건원의 유전학에 대한 열광은 수그러들지 않음. 2016년 미국국립보건원은 새로운 유전학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유전자, 게놈, 줄기세포 또는 재생의학에 관한 연구들을 지원하는 데 외부 연구 지원 예산인 26억만 달러의 절반 이상을 사용.
☞유전학이 건강 향상에 미치는 영향(논문): https://muse.jhu.edu/article/713161
☞미국국립보건원의 외부 연구 지원 예산 사용 내역(사설):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article-abstract/2541515
‘All of Us’라는 제목의 이 새 연구 프로그램의 목적은 개인의 게놈에 따른 맞춤 의료를 제공하는 것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국국립보건원은 1백만 명을 연구 프로그램에 등록시키려 함.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미국국립보건원이 광고에 동원한 수사는 이전 시기의 보건 연구에서 사용되던 수사와 다른 형태를 보임. 보건 연구의 참여자를 모집할 때 사람들의 자율성을 강조해 온 기존 광고 문구들과 달리, All of Us의 참여자 모집 광고는 ‘연대’(solidarity)라는 가치에 호소함. 철학자이자 생명윤리학자인 캐롤린 노이하우스(Carolyn Neuhaus)는 해스팅스 센터 리포트(The Hastings Center Report)의 특집 기사에서, All of Us 프로그램이 미국 시민으로서 동시대인과 다음 세대의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의무감에 호소하고 있음을 지적. 즉, All of Us 프로그램의 참여자 모집 광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 연구 사업에 참여하여 게놈을 제공할 ‘연대’에 바탕을 둔 윤리적 의무가 있다는 것임.
☞All of Us에 대한 미국국립보건원의 안내문: https://allofus.nih.gov
☞해스팅스 센터 리포트에 실린 캐롤린 노이하우스의 글: https://www.thehastingscenter.org/publications-resources/hastings-center-report
아울러 All of Us 프로그램은 그것이 역사적으로 차별 받아 온 사회 집단의 건강 향상에 기여한다고 언급. All of Us 지지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건강 불평등을 감소시키고 종국에는 그것을 소멸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함. 이 기사의 주 저자는 국가인간게놈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소속은 아니지만, 국립 소수자 건강 및 건강 불평등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Minority Health and Health Disparities) 소속임.
☞All of Us에 대한 지지자들의 전망: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455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