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세포로 난자를 만들다: 난임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과 윤리적 과제
https://edition.cnn.com/2025/09/30/science/human-skin-cells-egg-infertility?iid=cnn_buildContentRecirc_end_recirc&recs_exp=up-next-article-end&tenant_id=related.en
□ [참고기사] Scientists create human eggs in the lab, using skin cells
https://www.npr.org/2025/09/30/nx-s1-5553322/ivg-human-eggs-cells-fertility
□ [참고자료] Induction of experimental cell division to generate cells with reduced chromosome ploid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63454-7
최근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 중심의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불임 치료 분야에 혁신적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수정 가능한 난자를 만드는 데 성공한 이 연구는 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게재되었으며, 난임 치료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발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 기술을 임상에 적용하기 전에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광범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염색체가 어떻게 결합하고 분리되어 적절한 수의 염색체를 가진 난자를 생성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 핵심 기술
연구진은 일반적인 인간 피부 세포에서 유전 정보의 대부분을 포함하는 세포의 일부인 핵을 추출하여 자신의 핵이 제거된 기증 난자에 이식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이 기법은 1997년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 체세포핵이식(Somatic Cell Nuclear Transfer, SCN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연구진은 이 과정을 "유사분열(mitomeiosis)"이라고 명명했는데, 자연적 세포 분열을 모방하되 23개 염색체 한 세트가 버려지도록 하여 추가 염색체를 제거함으로써 기능적 난자를 만드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82개의 기능적 미성숙 난자(oocyte)를 생성했으며, 이들을 실험실에서 수정시켰다.
□ 치료 가능성과 적용 대상
OHSU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인 폴라 아마토 박사(Dr. Paula Amato)는 이 기술이 고령 여성, 암 치료로 인해 난자를 잃은 여성들이 유전적으로 관련된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같은 동성커플(예: 남성 2명)도 파트너 모두의 유전자를 가진 자녀를 가지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난소가 매우 적은 수의 난자를 생성하거나 채취한 난자가 시험관 수정에서 작동하지 않는 일차 난소기능부전으로 고통받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 기술적 한계
연구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연구에서 생성된 난자 중 9% 미만만이 수정 후 5~6일에 도달하는 배반포 단계에 이르렀다. 이는 시험관 수정에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는 일반적인 시점이다. 아마토 박사는 생성된 모든 배아가 염색체 이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염색체 수가 잘못되었거나 각 쌍에서 하나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배아들은 건강한 아기를 만들지 못할 것이며, 모두 조기에 발달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자연적 생식에서도 약 3분의 1의 배아만이 배반포 단계에 도달한다고 연구 공동저자이자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 배아세포 및 유전자 치료 센터 소장인 미탈리포프(Shoukhrat Mitalipov)가 보도자료에서 지적했다.
□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
"사우샘프턴 대학교의 생식의학 교수이자 생식의학 및 수술 명예 자문의인 잉 청(Ying Cheong)은 이번 획기적 발견을 '흥미로운 증명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청은 런던의 과학미디어센터를 통해 공유한 논평에서 "아직 초기 단계의 실험실 연구이지만, 향후 불임과 유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언젠가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난자나 정자와 같은 세포를 만드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우려
전문가들은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낙관주의를 표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아만더 클라크(Amander Clark) 교수는 모든 배아가 유전학적으로 비정상이므로 기술적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현재 형태의 기술을 IVF 실험실에서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체세포핵이식 기술이 복제와 연관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기술을 임상 실무에 적용하기 위한 규제 장벽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인간 생식 복제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법적, 윤리적 규제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지연시킬 수 있다.
피부세포로부터 수정 가능한 난자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은 난임 치료라는 의학적 필요성과 생식 자유의 확대라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적 한계는 임상 적용이 아직 멀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더욱이 체세포핵이식 기술의 클로닝 연관성으로 인한 규제 장벽은 이 기술이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점을 더욱 연장시킬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과 전문가들이 계속 강조하듯이 안전한 기술을 발전을 위해서는 향후 연구 과정에서 기술적 정확성뿐만 아니라 윤리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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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염색체 배수성이 감소된 세포를 생성하기 위한 실험적 세포 분열 유도 체세포핵이식(SCNT) 기술을 통해 체세포는 기능적 난자로 직접 재프로그래밍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는 염색체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문제가 남아있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토마이오시스(mitomeiosis)'라는 새로운 감수분열 유사 과정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복제되지 않은 체세포 유전체(2n2c)를 제거된 인간 난자의 중기 세포질에 이식해 조기 분열을 유도한 결과, 수정 후에도 난자는 중기 단계에서 정지된 상태로 남아 있어 활성화 실패를 나타냈다. 그러나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 억제제를 사용한 인공 활성화는 이 정지된 상태를 성공적으로 우회하여 체세포 염색체를 접한 전핵과 극체로 분리하도록 유도했다. 시퀀싱을 통한 염색체 염기서열 분석 결과, 상동 염색체의 분리는 무작위로 일어났고 교차 재조합은 관찰되지 않았다. 평균 23개의 체세포 염색체가 수정란에 남아 있었으며, 정자와 결합한 SCNT 수정란은 정상적인 세포 분열을 거쳐 체세포 및 정자 유래 염색체가 통합된 배아로 발달했다. 본 연구는 미토마이오시스가 시험관 배우자 생성(in vitro gametogenesis)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임상 적용 전 효율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수적임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