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니비사우 신생아 대상 B형간염 백신 연구 추진 논란
□ [기사] US plan for $1.6m hepatitis B vaccine study in Africa called ‘highly unethical’
https://www.theguardian.com/society/2025/dec/19/hepatitis-b-vaccine-study-guinea-bissau-rfk
□ [참고기사] CDC funds controversial hepatitis B vaccine trial in African newborns
□ [참고자료]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https://public-inspection.federalregister.gov/2025-23245.pdf
□ [참고자료] WHO Immunization, Vaccines and Biologicals
https://www.who.int/teams/immunization-vaccines-and-biologicals/diseases/hepatitis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가 아프리카 기니비사우에서 신생아 약 1만 4천명을 대상으로 하는 B형간염 백신 접종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지원을 추진하면서 연구윤리 논쟁이 커지고 있다. 시험은 출생 직후 B형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군과 출생 직후 접종 보류(지연) 군을 무작위로 배정하여 영아 사망·중증질환 등의 전반적인 건강 결과를 비교하겠다는 설계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출생 직후 접종을 권고해 온 상황에서, 표준적 예방조치를 일부 신생아에게 제공하지 않는 방식이 정당한지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 지원이 비경쟁 방식(No-bid contract) 형태로 진행되고, 통상적인 내부 윤리·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며, 국제보건 협력의 신뢰와 연구 수행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확산되고 있다.
*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감염병 감시·예방, 백신 권고, 공중보건 연구·대응을 담당하는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기관
**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 참여자를 무작위로 배정해(예: 접종군/비접종군)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개입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 설계
‘출생 직후 접종’을 둘러싼 근거 해석과 연구 정당성 문제의 출발점
B형간염은 출생·영유아기 감염에서 만성화 위험이 커, 세계보건기구(WHO)는 출생 직후 예방접종(Birth dose)을 핵심 예방 전략으로 권고해 왔다. 최근 미국에서는 예방접종 권고의 성격과 공공재정 지원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는 과정에서, 과거 기니비사우 연구 결과*가 정책적 근거로 재소환되며 해석을 둘러싼 반박과 후속 분석이 이어졌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기니비사우에서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RCT) 지원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이어져, 표준적 예방조치의 제공 시점을 연구 목적상 달리하는 설계가 정당한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감염 부담이 큰 환경에서 출생 직후 접종 보류(지연) 군을 두는 방식은 과학적 필요성과 공중보건적 편익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으면 윤리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과거 기니비사우 연구: 일부 예방접종 일정이 영아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해석을 제시해 정책 논쟁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후속 연구·재분석에서 결과 해석과 인과 추정의 타당성을 둘러싼 반박이 제기돼 왔다.
공공재원 집행의 절차적 정당성
이번 사안은 연구 설계 자체의 윤리 논쟁과 별개로, 공공재원이 투입되는 연구 지원이 어떤 절차와 통제 아래 결정·집행됐는지가 독립적인 쟁점으로 부상했다. 연구비 지원이 비경쟁 방식(No-bid contract)으로 추진됐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통상 요구되는 독립적 윤리 심의와 내부 검토 절차가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특히 신생아를 대상으로 하고, 감염 부담이 큰 환경에서 수행되는 연구인 만큼 연구의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지원 결정 과정의 투명성, 책임소재, 사후 점검 체계가 함께 확보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논쟁은 연구의 가능성을 넘어, 공공기관의 국제 연구 지원 시 적용해야 할 절차적 기준과 감독 장치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가로 확대되고 있다.
시사점: ‘과학에 따른 정책’과 ‘정책을 위한 과학’ 사이의 경계
국제보건 연구에서는 근거를 더 확보한다는 명분만으로 연구 정당성이 자동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정책 결정이 과학적 근거에 의해 검증·보완되는 과정인지, 아니면 이미 정해진 정책 방향을 정당화하기 위해 특정 근거가 선택·강조되는 과정인지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특히 효과가 확립된 예방접종을 연구 목적상 출생 직후 접종을 일부에서 지연·보류하는 비교 설계는, 연구의 사회적 가치와 위험-편익 균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 경우, 백신 신뢰와 국제 협력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유사 연구를 평가할 때는 독립적 윤리 심의의 충분성과 지원·계약 절차의 투명성, 지역사회 설명·동의 절차의 실질성을 핵심 기준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연구 결과가 정책 논쟁에서 선택적으로 인용되거나 오해·오용되지 않도록, 결과 해석의 한계와 적용 범위를 명확히 제시하는 책임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
윤리적 쟁점
① 효과가 확립된 예방접종을 대조군에 의도적으로 제공 지연·보류할 경우 예방 가능한 감염 및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② 감염 부담이 크고 의료접근성이 제한된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이 “취약성 이용” 또는 신식민주의적 연구 관행으로 비칠 수 있다.
③ 안전성/효과가 확립된 개입을 과학적 근거와 위험-편익 균형 없이 “안전성 재검증” 명목으로 시험하는 것은 공중보건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