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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사망 후 장기기증 절차 연계의 윤리적 쟁점

장기 및 인체조직

등록일  2026.01.09

조회수  50

□ [기사] World-first as Australian donates organs after self-administering assisted dying medication

https://www.abc.net.au/news/2026-01-03/australian-donates-organs-after-self-administering-vad/106086648

□ [참고자료] What process do my doctor and I need to follow

https://www.health.vic.gov.au/voluntary-assisted-dying/what-process-do-my-doctor-and-i-need-to-follow

□ [참고기사] A Heroic Farewell: Australian Woman Makes World-First History in Final Act of Giving

https://lionsroar.co.nz/a-heroic-farewell-australian-woman-makes-world-first-history-in-final-act-of-giving/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운동신경질환*(Motor Neurone Disease, MND)을 앓던 55세 여성이 경구용 자가 투여 약물 복용 후 조력사망** 절차에 따라 본인이 약물을 직접 복용한 뒤 병원에서 사망했으며, 사망 직후 폐·신장·심장 판막은 이식 목적으로, 안구 조직은 MND 연구 목적으로 기증됐다. 그간 경구 복용 방식의 조력사망은 사망까지 시간이 길어 장기 기능 보존이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의료진은 이번 사례가 일정 조건에서는 경구용 자가 투여 약물 조력사망 이후에도 기증이 가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주 장기·조직 기증 조정기관(DonateLife Victoria)은 윤리학자들과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조력사망과 장기기증이 연계될 경우 자율적 의사결정 보호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조력사망 결정’과 ‘기증 결정’이 분리된 절차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운동신경질환(MND, Motor Neurone Disease):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되어 근력 약화와 마비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 보행·호흡 등 기능 유지가 어려워진다.

** 경구용 자가 투여 방식 조력사망(VAD, Voluntary Assisted Dying):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환자가 약물을 ‘먹는 방식(경구)’으로 복용해 임종 시점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돕는 제도적 절차를 말한다.

 

 자가 투여(경구형) 조력사망 후 장기기증 선택의 배경

Karen Duncan(55)은 운동신경질환(MND) 진단을 받았고, 몇 달 사이 걷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이에 기능 저하가 더 심해지기 전에 스스로 임종 시점을 정하겠다는 취지로 경구용 자가 투여 방식의 조력사망을 결정했다. 빅토리아주에서는 조력사망이 원칙적으로 본인이 약물을 복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자가 복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투여 방식이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아울러 Karen Duncan은 가능한 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며, 임종 과정에서 장기·조직 기증 가능 여부를 끝까지 확인해 왔다.

 

 “어렵다는 답” 이후, 병원 임종을 택해 기증으로 이어진 과정

의료진은 경구 복용 방식의 조력사망은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장기 기능 보존에 불리하다는 점을 이유로, Karen Duncan에게 장기기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안내했다. 그럼에도 장기기증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문의했고, 약물 복용 후 사망까지의 시간이 비교적 짧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임종 장소를 병원으로 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임종 당일에는 가족과 지인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절차가 진행됐고, 약물 복용 후 39분 뒤 사망하여 폐·심장·심장판막은 이식 목적으로, 안구 조직은 운동신경원 질환(MND) 연구 목적으로 기증됐다.

 

 조력사망과 장기기증을 절차적으로 분리한 지침 설계

Karen Duncan의 사례를 계기로, 선의의 목적인 장기기증 논의가 조력사망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빅토리아주 장기·조직 기증 조정기관인 DonateLife Victoria의 의료책임자는 조력사망과 장기기증이 함께 다뤄질 때 두 결정이 병행되지 않도록 절차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윤리학자들과 협의하여 관련 지침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장기기증과 관련된 논의는 당사자가 조력 사망 허가를 받은 뒤에만 시작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즉, 먼저 조력사망을 선택해 허가를 받는 과정이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그 이후에 기증 여부를 논의할 수 있도록 선후관계를 명확히 하여 ‘조력사망 결정’과 ‘기증 결정’이 혼재되지 않도록 절차적으로 분리한 것이다.

 

 

[참고] 호주 조력사망(VAD) 절차

 내용

호주의 자발적 조력사망(VAD)은 법이 정한 단계적 절차를 거쳐, 담당 의사의 허가(Permit) 이후에 약물 처방 및 접근(투여)이 가능하도록 설계됨

 

 절차

① 두 명의 의사에 의한 적격성 평가

 - 조정의사와 자문의사 등 서로 다른 두 명의 의사가 조력사망의 적격성을 평가함(의사 중 한 명은 해당 질환 분야 전문의여야 함)

② 허가(Permit) 절차

 - 1~7단계의 평가 절차가 완료되면 조정의사가 처방을 위한 ‘허가(Permit)’를 신청함. 

 - 이때 허가는 자가 투여 허가(Self-administration permit) 또는 의료인 투여 허가(Practitioner administration permit)로 구분됨

 - 남호주와 빅토리아주는 자가 투여(경구용)가 기본 경로로 설계되어 있으며, 의료인 투여는 자가 투여가 신체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만 허용됨

③ 약물 공급 및 전달

 - 처방이 준비되면 조력사망 약물은 지정된 Statewide Pharmacy Service를 통해 제공되며, 약물 보관·반납에 관한 엄격한 규칙이 안내됨

 

 

 윤리적 쟁점

① 장기기증 논의가 조력사망 선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② 장기 수요나 의료진·기관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지 않도록 이해상충을 차단해야 한다.

③ 이식 가능성 때문에 임종 돌봄과 환자 안전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④ ‘기증 해야 한다’는 도덕적 압력이나 암묵적 유도가 생기지 않도록 동의의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