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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기증이 아니라 ‘매매’ … 미국 배아생성의료기관의 난자가격 고정에 대한 정당화는 빈약함 [8월 3일]

보조생식 및 출산

등록일  2015.08.03

조회수  1310

한 여성이 그녀가 가진 난자 중 하나를 배아생성의료기관(fertility clinic)에 제공한다면, 그녀는 얼마를 받아야 할까? 경제적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르면 난자의 가격은 이를 원하는 당사자들이 내고자 하는 비용과 난자를 제공한 여성이 겪을 통증위험성 등에 대한 비용 사이의 균형이 반영된 것임. 가격은 5만달러(한화 약 5830만원)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음. 하지만 여성들은 보통 5000~1만달러(한화 약 583만원~1166만원)를 받음. 미국 연방법원에 접수된 고소장에 따르면 배아생성의료기관들끼리 가격을 고정하기로 결탁했기 때문이라고 함.


원고는 배아생성의료기관에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임. 그들은 의료기관들이 두 단체를 통해 시장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정하기로 공모했다고 주장함. 두 단체는 미국생식의학회(ASRM;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와 보조생식술학회(SART; Society for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미국생식의학회는 가격이 50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을 권고하였고, 1만달러 이상의 가격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침을 발행했음.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독점금지법(antitrust law; 경쟁사들끼리의 가격 담합을 금지)의 단순한 위반이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승소할 것임.


피고는 가격 지침을 발행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행위는 정당화된다고 주장함. 난자의 가격이 매우 높으면 여성들은 가격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고 수술의 위험성을 무시할 것임. 또는 여성들이 건강문제나 선별되는 부정적인 특성에 대하여 거짓말을 할 것임. 몇몇 사람들은 여성들이 난자를 파는 행위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함. 그 이유는 우리는 신체의 일부를 상품화하는(commodify)’ 것을 원치 않으며, 5000~1만달러는 난자를 기증하는 동안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합당한(reasonable) 가격이기 때문이라고 함.


하지만 이 주장은 보통의 소송수준과 비교해도 빈약함. 남성은 본인의 정자를 팔 수 있는데, 여성은 왜 본인의 난자를 팔 수 없는가? 난자를 과배란하기 위해 호르몬치료, 채취과정에서 수술이 필요한데, 둘 다 위험할 수 있음. 하지만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들이 원해서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것은 허용함. 여성들은 남성들처럼 벌목꾼소방관과 같은 위험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허용됨. 정자기증도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님.


높은 가격이 여성들이 난자기증 자격을 잃지 않기 위해 그들의 건강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하도록 초래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모든 의료기관은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개별적인 인센티브를 갖는 것임. 의료기관들은 이렇게 하도록 정해진 가격에 동의할 필요가 없음. 그리고 5000~1만달러가 여성의 시간, 위험성, 통증을 보상한다는 것은 더 이상 말이 안 됨. 그 정도에 만족하는 여성도 있겠지만, 다른 여성들에게는 시장에서 배척당하도록 강요하는 것임.


듀크대(Duke University)의 한 법학교수는 가격고정()을 허용한 것의 배경에는 성차별(sexism)이 있다고 봄. 여성은 양육을 하는 사람이나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으로 생각되며, 그래서 사람들은 여성들이 현금을 얻기 위해 본인의 재생산능력을 팔기를 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임. 가격-고정은 모든 사람들이 난자는 이익을 위해 팔리는 것이 아니라 이타적인 이유로 기증된다는 허구(fiction)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줌. 여성을 구하는 광고는 생명이라는 선물을 주기를 원하는 세심하고 명랑한 사마리아인을 모집함. 반면 정자기증자를 구하는 광고는 돈을 벌어보지 그래요?’라면서 당신의 정자로 돈을 벌수 있어요!’라고 장담함.


난자가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자연을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손대는 것(Tampering with Nature)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primal fear)이라고 봄.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이래로 인간존재자들(human beings)은 신들을 거역해왔음. 과학은 이러한 고대 신화를 파괴해왔지만, 이를 도깨비들(hobgoblins)의 근대적 집합으로 대체함. 기후 변화, 핵 확산, 제어가 안 되는 인공지능을 보유한 악의적인 안드로이드, 잘못된 물리학 실험으로 야기된 지구를 삼키는 블랙홀, 생명을 파괴하는 그레이 구(gray goo; 자기복제 분자로 된 로봇으로 구성됨) 등을 말함. 이들은 같은 경고를 함. 자연을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손댄다면, 여러분들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것임. 정부 규제의 정당화로써 이러한 격언(dictum)은 약간의 설득력(force)을 가질 수 있음. 하지만 가격-고정사건에서의 법적 방어로써는 그렇지 않음.


기사: http://www.slate.com/articles/news_and_politics/view_from_chicago/2015/07/egg_donation_price_fixing_lawsuit_did_fertility_clinics_conspire_to_limit.html

고소장: http://business.cch.com/ald/KamakahiAmericanSocietyReproductiveMedicine232015.pdf

듀크대 교수 저널: http://www.jstor.org/stable/40647244?seq=1#page_scan_tab_contents

첨부파일
한글 생명윤리_관련_해외언론동향(8월3일).hwp (32.0KB / 다운로드  183)
이미지 해외8.3.난자기증자 보상.png (172.4KB / 다운로드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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