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 사망이 전 세계로 확산된 방법과 법률의 비교
#기사 1 https://www.bbc.com/news/articles/c1dpwg1lq9yo
#기사 2 https://www.bbc.com/news/uk-47158287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하원의원들은 말기 환자들에게 조력 사망(assisted death)을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조력 사망이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으로 남아 있지만, 현재 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조력 사망을 합법화한 국가에서 살고 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스페인, 오스트리아는 모두 2015년 이후로 조력 사망법(assisted dying laws)을 도입했으며, 이는 영국의 하원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투표했던 시점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말기 환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조력 사망을 허용하고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제안된 법안은 지지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규칙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안전장치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환자가 고등법원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 비평가들은 법을 변경하는 것이 취약 계층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불균형적인 완화의료 접근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1)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제안된 조력 사망 법안의 내용은 무엇일까?>2)
이 법안은 말기 환자들에게 스스로 삶을 마감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제안한다. 법안에 따르면,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다음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18세 이상이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에 거주하며, 최소 12개월 이상 일반의(GP)에게 등록된 환자일 것
∙ 선택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갖추고, 강압이나 압력 없이 명확하고, 안정적이며, 충분한 정보에 의한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될 것
∙ 6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될 것
∙ 죽음을 원한다는 의사가 담긴 두 번의 별도 선언서를 작성하고, 이를 서명 및 증인으로 확인받을 것
∙ 두 명의 독립된 의사에게 자격을 충족한다고 판정받을 것(각 평가 간에는 최소 7일의 간격을 둠)
제안된 법안에 따르면, 각 개인이 삶을 마감하겠다는 요청을 할 때마다 고등법원 판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환자는 판결 후 14일을 기다려야 하며, 이 기간 동안 숙고할 시간이 주어진다. 의사는 환자의 삶을 마감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을 준비하지만, 이 물질은 환자가 스스로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법안은 어떤 약물이 사용될지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또한, 누군가가 삶을 마감하겠다는 선언을 하도록 속이거나, 압력을 가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불법이며,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국외 조력 사망법 비교>1)
▶ 미국
미국 전역에서 조력 사망(일부 비평가들은 이를 조력 자살이라고 부르기도 함)은 1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합법이다.
*정책원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10개 주 중 몬태나주는 주(州)법이 아닌 법원 판결로서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미국 주(州)들에서는 치사 약물은 환자 본인이 직접 복용해야 하며, 이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제안된 법안과 동일하다.
오리건주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조력 사망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례이다. 이들은 오리건주가 법 도입 이후 말기 환자로 제한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일부 규정이 완화되었다고 주장하는데, 예를 들어, 거주 요건이 철회되어 오리건주 외부 사람들도 법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캐나다
캐나다는 조력 사망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흔히 “미끄러운 경사(slippery slope)”의 예로 언급하는 나라이다. 조력 사망이 처음 도입된 이후로 점차 확대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의사조력사망(Medical assistance in dying (Maid))은 2016년에 도입되었으며, 초기에는 말기 환자에게만 허용되었으나, 2021년 개정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이나 장애로 인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로 확대되었다. 향후 3년 내에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제공될 예정이지만, 이에 대한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비평가들은 법이 점점 더 확대될수록 장애인과 취약 계층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 유럽
유럽에서는 6개국(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오스트리아)이 조력 사망을 합법화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들 모두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제안과는 달리 조력 사망이 말기 환자에게만 제한되지 않는다.
*정책원이 조사한바에 따르면 스위스는 의사조력자살에 대한 단독 입법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스위스 형법 제115조에 따라 “이기적 동기”로 타인의 자살을 방조한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기적 동기가 아니라면 처벌하지 않는다.
스위스는 1942년에 조력자살을 합법화하며 세계 최초로 “죽을 권리”를 만든 나라이다. 스위스는 외국인도 취리히의 디그니타스(Dignitas) 같은 조직을 통해 조력 사망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20년 이상 전에 치료 불가능한 질병으로 인한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는 환자를 위해 조력 사망을 합법화했다. 여기에는 정신 건강 문제도 포함된다. 이후 이 법은 아동에게도 확장되었으며, 이는 조력 사망을 아동에게 허용하는 유일한 유럽 국가들로 기록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안락사*도 허용한다.
*환자의 명확한 의사와 요청에 따라, 의사가 약물 투여와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환자의 생명을 마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가 말기 질환과 참을 수 없는 고통 모두에 대해 조력 사망을 합법화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약물을 자가 투여해야 하지만, 스페인에서는 의료 전문가가 이를 투여할 수 있다.
각국의 차이가 있지만, 유럽은 조력 사망의 자격 요건이 잉글랜드와 그 주변 지역에서 제안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이 명확하다.
▶ 호주와 뉴질랜드
최근 몇 년간 호주의 대부분 지역에서 자발적 조력 사망(Voluntary Assisted Dying, VAD)이 합법화되었다. 뉴질랜드에서는 환자가 말기 상태여야 하며, 6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어야 한다. 호주의 일부 지역에서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가진 경우 이 기간이 12개월로 연장된다.
두 나라 모두에서 환자가 치사 약물을 자가 투여할 수 있지만, 보통 의사나 간호사가 정맥 주사를 통해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