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북아일랜드,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 임상시험 참여 중단과 관련된 윤리적 이슈

생명윤리

등록일  2026.02.27

조회수  4

 

□ [기사] Health Minister suspends Northern Ireland participation in puberty blockers trial

https://gcn.ie/health-minister-northern-ireland-puberty-blockers-trial/

□ [참고기사] DUP warn children will be ‘treated as test subjects’ over puberty blockers trial

https://www.irishnews.com/news/northern-ireland/dup-warn-children-will-be-treated-as-test-subjects-over-puberty-blockers-trial-5K2ORT4D55CAFMOSM7465H2O7E/

□ [참고자료] Puberty Suppression and Transitional Healthcare with Adaptive Youth Services (PATHWAYS)

https://www.kcl.ac.uk/research/pathways-trial

 

 

북아일랜드 보건장관 마이크 네스빗(Mike Nesbitt)은 ‘Pathways’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s)* 임상시험에 대한 북아일랜드의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음을 발표했다. 그는 해당 연구에 반대하는 사법적 심사(legal challenge)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음을 밝혔다. 

장관은 성명에서, 영국 정부가 추진 중인 사춘기 억제제 임상시험에 대해 진행 중인 사법적 검토를 고려한 결과,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Pathways 임상시험에 북아일랜드가 참여하기로 한 합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만약 재판 결과에서 시험 진행이 허용된다면, 중단 조치를 해제할지 여부는 행정부 동료 장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s): 사춘기의 신체 변화가 진행되지 않도록 일시적으로 멈추게 하는 약물. 의학적으로는 주로 성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작용제(GnRH agonist) 계열 약물을 사용함

 

 임상시험 개요

해당 임상시험은 런던 킹스칼리지(King’s College London) 주도하에 약 10세에서 16세 미만 청소년 약 226명을 모집하여 수행될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임상시험은 아동·청소년 성별 의료를 검토한 캐스 검토(Cass Review)*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기존 연구들에서 이러한 약물이 아동에게 유익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연구의 질이 떨어진다는 결론이 내려진 이후 추진되었다.

캐스 보고서는 일부 임상의, 아동, 가족들이 사춘기 억제제의 효과를 강하게 믿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편, 통제된 환경에서 감독하에 진행되는 임상시험이 암시장(dark web)에서 약물을 구입하는 상황보다는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2024년부터 18세 미만에게 새로운 사춘기 억제제 처방을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되어 왔다.

**캐스 검토(Cass Review): 영국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별 불일치(gender dysphoria) 치료 체계 전반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독립적 국가 조사 보고서. 특히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s)와 호르몬 치료의 안전성·근거 수준을 둘러싼 정책 변화를 촉발한 핵심 문서로 평가됨

 

 보건부의 입장

보건위원회 소속 의원 다이앤 도즈(Diane Dodds) 의원은 성명을 통해 아동이 이러한 연구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어 근본적인 윤리 문제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고통을 겪고 있는 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보호와 연민으로, 실험적 의료 경로(experimental medical pathway)가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사춘기 억제제는 뇌 발달, 골밀도, 생식 능력,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었기에 그동안 일상적인 임상 사용에서 제외되었던 것임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20명 이상의 취약한 아동이 연구라는 명목 아래 동일한 약물에 노출될 수 있으며, 북아일랜드 아동도 그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보건부는 캐스 보고서를 토대로 북아일랜드가 해당 임상시험의 연구 지역이 될 수 있음을 밝혔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인력 교육, 연구 인프라 구축, 그리고 대상자 선정과 같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의료계 반응

주요 국제 의학단체들도 시험 설계에 우려를 제기했다. 세계 트랜스젠더 보건 전문가 협회(WPATH)와 유럽 및 미국 지부는, 현재 공공 의료 체계에서 사춘기 억제제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경로가 이 임상시험 참여뿐이라는 점 때문에 자발적 동의(informed consent) 원칙이 훼손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 시민단체 반응

북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LGBTQ+ 단체인 레인보우 프로젝트(Rainbow Project)*는 장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가 “트랜스젠더의 삶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번 조치가 상당한 정치적 압력 속에서 내려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미 행정부가 해당 임상시험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던 기존 입장과도 상충됨을 지적했다. 또한 증거 수집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명분이 정치적 공방과 문화전쟁에 밀려 사실상 포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의 정책·캠페인·홍보 담당자인 알렉사 무어(Alexa Moore)는 장관의 결정이 “분명히 정치적 동기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공동체가 정치적 경쟁에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도구로 취급되고 있으며, 실제 사람들과 그들의 삶, 그리고 의료적 필요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랜스 공동체가 겪는 고통과 연구의 필요성이 아무리 크더라도 정치인들이 서로 이득을 얻기 위한 계산보다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레인보우 프로젝트(The Rainbow Project): 영국 북아일랜드(Northern Ireland)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인권·보건 지원 단체. 성소수자의 권리 보호, 정신건강 지원, HIV 예방 및 사회적 포용 증진을 주요 목표로 함

 

 

 

[참고] Pathways 임상시험(Pathways Study / Pathways Trial)

 

영국에서 성별 불일치(gender dysphoria)를 겪는 아동·청소년에게 사춘기 억제제(puberty blockers)를 사용할 때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추진된 국가 규모의 연구

 추진 배경

- 영국에서는 2024년 Cass Review 이후 사춘기 억제제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약물 처방을 중단하였으며, 아동청소년의 성별 불일치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던 유일의 공공 의료 서비스인 Tavistock GIDS(Gender Identity Development Service)를 폐쇄함. 이에 따라 “임상시험 환경에서만 사용” 원칙이 제시되었고, 그 대표 연구가 Pathways trial임

 연구 목적

- 사춘기 억제제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 평가, 신체적·정신적 결과 분석, 장기 안전성 데이터 확보, 향후 치료 가이드라인 근거 마련 

 연구 대상

- 성별 불일치 또는 성별 불편감이 있는 청소년, 대략 10~16세, 사춘기 초기 단계(Tanner stage 2 이상) *Tanner stage: 아동·청소년의 사춘기 진행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국제 표준 의학적 분류 체계 

 연구 기간 및 방식

- 약 3~4년 추적 연구, 다기관 참여, 정기적인 신체·심리 평가

 주요 평가 항목

- 정신건강, 삶의 질, 성별 불편감 변화, 신체 발달, 골밀도, 사회적 적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