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및 난자 기증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기증자 ‘부족 현상’ 속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되었다.
#기사 2: https://www.bbc.com/news/articles/cm24vd6ldypo
#참고: https://civio.es/medicamentalia/2022/03/07/egg-sperm-donors-financial-compensation-europe/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에서 정자 및 난자 기증자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되었다. 영국 생식 규제 기관인 인간생식배아관리국(Human Fertilisation & Embryology Authority, 이하 “HFEA”)에 따르면 영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170명당 1명 가량이 정자 또는 난자 기증을 통해 태어났다.
HFEA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자와 난자 기증자 수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단지 금전적 보상을 이유로 기증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FEA는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인해 기증자에게 지급되는 보상 금액을 인상해야 될 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HFEA의 전략 및 기업 업무 담당 이사인 Clare Ettinghausen은 HFEA가 기증자가 ‘상업화로 간주될 수 있는 경계를 넘지 않도록’하면서도, 기증을 순수한 이타적 행위로 유지하며, 일부 사람들이 기증을 감당할 수 없게 만드는 정당하지 않은 장벽이 없도록 하기 위해 원칙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계속해서 “우리의 실무 지침(Code of Practice)에는 기증자가 클리닉에 난자나 정자를 기증하면서 발생한 재정적 손실을 합리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고정 금액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증자 보상 금액이 원래 설정된 시간과 경비 보상 취지를 반영하지 않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HFEA는 올해 초 기증자 보상 금액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금액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보상 금액은 10월 1일부터 적용되었으며, 난자 기증자의 보상 금액은 기존 £750 (한화 약 134만 원)에서 £985 (한화 약 176만 원)으로 인상되었고, 정자 기증자의 경우 클리닉 방문당 £35 (한화 약 6만 원)에서 £45 (한화 약 8만 원)으로 인상되었다.1)
그러나 보상금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단체들도 있다. 영국의 대리모 및 생식세포 기증 문제를 캠페인하는 단체인 ‘Surrogacy Concern’의 창립자 Helen Gibson은 해당 조직이 “생식세포에 대한 어떤 형태의 지불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돈이 오가는 한 기증은 이타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젊은이들의 신체는 나이 많고 더 부유한 부부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채굴되는 자원이 아니다. 만약 기증자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유전적 자녀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길러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정자를 수입하는 것이다. HFEA에 따르면, 영국에서 수입된 정자의 대부분은 미국과 덴마크의 정자은행에서 온다고 한다. London Sperm Bank의 운영 및 실험실 관리자인 Nicole Nel은 정자 부족의 원인이 “영국 내 지원자 부족”이 아니라 “지원자의 질적 부족”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녀는 또한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정자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London Sperm Bank에서는 기증자로 신청한 사람들 중 소수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정자 기증자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도 믿고 있다.
그녀는 “20년 전에는 (정자 기증자가)학생들이 대부분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불임 문제가 더 널리 논의되고 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매우 건강한 조합이 형성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증자가 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더 잘 알고 있으며, 단순히 돈을 쉽게 벌기 위해 찾는 전형적인 학생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2)
※ 참고자료 : 유럽의 10개국은 난자 기증자에게 250유로에서 2,000유로까지 지급한다.3) 유럽의 10개국은 난자 기증에 대해 일정한 형태의 보상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에서는 난자 기증에 대해 직접적인 금액을 지불할 수는 없지만, 기증자에게 불편함, 이동 비용, 그리고 휴가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합법적이다. 이러한 국가들에서는 대개 이타적인 동기를 보장하기 위해 상한선을 설정하지만, 실제로는 국가마다 보상의 절대적인 액수와 최저임금에 대한 비율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절대적인 액수로 보면 보상금은 핀란드의 250유로 (한화 약 37만 원)에서 그리스의 1,200유로 (한화 약 178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저임금의 배수로 보면 불가리아가 가장 높아, 보상금이 11주치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며, 이는 유럽과 영국에서 단연 최고 수준이다. 벨기에와 같은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는 최대 금액이 설정되지 않았으며, 클리닉마다 다양한 보상을 제공한다. 벨기에 보건위원회 대변인에 따르면, 일부 불임 클리닉은 꽃다발과 같은 작은 선물을 제공하고, 다른 클리닉에서는 기증자에게 최대 2,000유로 (한화 약 297만 원)를 지급한다. 또 다른 8개의 유럽연합 회원국에서는 보상을 직접적으로 지불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기증자 비용의 상환은 허용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그리고 폴란드이다. 반면, 이탈리아와 루마니아는 난자 기증자에게 어떠한 형태의 금전적 보상도 금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난자 기증 자체가 전면 금지되어 있다. 룩셈부르크의 사회보장부 대변인에 따르면, 룩셈부르크는 난자나 정자 은행이 존재하지 않아 보상이 제공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키프로스와 에스토니아는 이 문제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