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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배아에서 자란 인간의 심장: 장기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

장기 및 인체조직

등록일  2025.06.20

조회수  29

  

[기사] Tiny human hearts successfully grown in PIG embryos

https://euroweeklynews.com/2025/06/15/tiny-human-hearts-successfully-grown-in-pig-embryos/

[참고 기사] World’s first pig kidney transplant recipient reaches milestone

https://euroweeklynews.com/2025/01/30/worlds-first-pig-kidney-transplant-recipient-reaches-milestone/

 

중국 연구진, 인간 심장 지닌 돼지 배아 개발 성과 발표

2025611일 홍콩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에서 중국 광저우 생물의학건강연구소(Guangzhou Institutes of Biomedicine and Health)의 라이 량쉐(Lai Liangxue) 박사팀이 돼지 배아에서 인간의 심장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연구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심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가지 특정 유전자가 제거된 돼지 배아를 만들었다. 그다음 생존력과 증식력이 강화된 인간 줄기세포를 수정 직후 모룰라(morula, 세포분열 초기 단계의 세포 덩어리) 단계에서 돼지 배아에 주입했다. 라이 량쉐(Lai Liangxue)에 따르면, 인간 세포에는 형광 바이오마커(세포를 추적할 수 있는 형광 표시)가 표시되어 있어 연구진은 심장 조직 내부에서 손톱 크기만 한 작은 심장이 21일 동안 실제로 뛰는 것을 식별할 수 있었다.

 

기존 이종 이식 현황과 한계

돼지는 장기의 크기와 기능이 인간과 비슷해 오랫동안 이식용 장기의 공급원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초기 시도들은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실패했다. 전환점은 1993년 데이비드 쿠퍼 외과의가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돼지 세포의 특정 분자를 발견하면서 찾아왔다.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문제가 되는 분자를 제거하고 바이러스 유전자를 억제하는 방법이 개발되었다. 실제로 2025년에는 조지프 텍터(Joseph Tector) 팀이 만든 돼지 신장이 원숭이에서 3개월 이상 생존했고, 데이비드 쿠퍼(David Cooper)가 개발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은 개코원숭이에서 136일간 기능했다. 2021년 미국에서 뇌사 환자에게 변형된 돼지 신장을 이식한 것을 시작으로, 2025년 현재 신장, 심장, , 흉선을 포함하여 약 6명이 이종 이식을 받았다. 가장 오래 생존한 사례는 앨라배마 출신 53세 토와나 루니(Towana Looney),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아 2개월을 넘겼다. 대부분 환자가 몇 달 정도만 생존했지만, 이들은 모두 다른 치료법이 없는 중증 환자들이었다.

 

연구에 대한 과학계 반응

이번에 발표된 중국 연구진의 연구 발표에 대해 스탠포드 대학의 히로미츠 나카우치(Hiromitsu Nakauchi)는 심장 세포가 확실히 인간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데이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도쿄 과학연구소의 히데키 마사키(Hideki Masaki)는 형광 세포가 심장의 제한된 부분에서만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형광 세포가 돼지 조직과 얼마나 잘 통합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다른 과학자들은 심장 장기가 이식에 적합하기 위하여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거의 전적으로 인간 세포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이식 대기 현황과 전망

전 세계적으로 장기이식의 수요는 공급을 훨씬 초과한다. 영국에서만 2023-24년에 4,600건 이상의 이식이 이뤄졌지만, 415명 이상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사망했다. 의학적으로 장기기증이 가능한 경우는 전체 사망의 1%에 불과하다.

만약 적합한 기증자를 찾더라도 장기의 크기, 혈액형 및 조직 호환성이 일치해야 하며, 심장의 경우 4~6시간 이내에 이식해야 한다는 시간적 제약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이식 수요의 10% 미만만이 충족되고 있어 대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생명공학 회사인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가 운영하는 첫 번째 공식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처음에는 6명의 환자가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지만, 최종 5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돼지 체내에서 인간 장기를 배양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임상시험이 성공한다면, 언젠가는 돼지에서 자란 장기가 표준 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기사] World’s first pig kidney transplant recipient reaches milestone

 

미국 앨라배마주 출신의 53세 여성 토와나 루니(Towana Looney)는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최장수 이식 수혜자가 되었다. 루니는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고 2개월 이상 생존한 세계 첫 번째 사람이다. 이전에는 유전자 편집 돼지 장기(심장 2개와 신장 2)를 이식받은 환자는 4명에 불과했지만, 안타깝게도 8주를 넘기지 못했다.

 

  • 유전자 변형 돼지 장기이식 과정

이식 수술을 받기 전, 루니는 어머니에게 신장을 기증한 후 합병증으로 고혈압과 신부전증을 앓게 된 후 8년 동안 투석을 받았다. 의사들은 기증된 장기를 공격할 수 있는 항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으므로 인간 이식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지었다.

루니는 뉴욕대학교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에서 실험적 이식 수술에 자원했다. 루니는 20241125일 생명공학회사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가 제공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받았고, 이 회사는 현재 FDA의 인간 임상시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수술 후 루니는 매일 검진을 받으며 면밀히 관찰되었다. 걱정스럽게도 이식 3주 후 초기 거부반응 징후가 발견되었지만, 의료진은 이를 성공적으로 되돌렸다. 그 이후로 로버트 몽고메리(Robert Montgomery) 주치의에 따르면 루니의 신장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다. 몽고메리 박사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정말 큰 일이다. 거리에서 그녀를 본다면, 그녀가 세상에서 돼지 장기를 가지고 걸어 다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전혀 모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유전자 변형 돼지 장기이식에 대한 기대와 우려

매년 수천 명이 장기 부족으로 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루니의 성공은 미국에서 이식 대기자 명단에 있는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 특히 대부분이 신장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반면 윤리적 우려도 제기되는데, 먼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일부 생명윤리학자들은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루니의 경우에도 초기 거부반응이 있었던 것처럼, 장기적인 안전성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음으로 이종 이식로 인한 동물의 착취 문제가 있다. 이는 인간의 생명을 위해 동물의 장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도덕적 경계에 대한 우려이다.

 

그럼에도 FDA는 대안이 없는 환자를 위해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 프로그램 하에 이런 시술을 허용하고 있다. 루니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 실험적 치료를 받아들였다. FDA는 곧 첫 번째 공식 임상시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이는 향후 몇 년 내에 이종 이식의 광범위한 사용을 위한 길을 열 수 있다.

* 동정적 사용: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치료제나 의료 기술을, 생명이 위독하거나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에게 예외적으로 사용하는 제도를 의미